[안타깝고 황당한 법정 풍경 2제] 태광그룹 이선애 전 상무-이호진 전 회장, 재벌 母子 나란히 휠체어 입장

입력 2012-10-29 21:16

함께 구속됐던 재벌가 모자(母子) 태광그룹 이호진(50) 전 회장과 그의 어머니 이선애(83)씨가 3개월 만에 휠체어에 탄 채 법정에 출석했다. 이 전 회장과 이씨는 지난 2월 1400억여원을 빼돌리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4년6개월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이 전 회장과 이씨는 각각 보석과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아 같은 병원에서 치료 중인 상태다.

이씨는 이날 오전 앰뷸런스를 타고 법원청사 앞에 아들보다 먼저 도착했다. 이씨는 이동용 침대에 누워 있다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휠체어로 옮겨 탔다. 환자복을 입은 이씨는 몸을 담요로 덮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뒤이어 이 전 회장이 탄 앰뷸런스도 도착했다. 침대에 누운 채 내린 이 전 회장은 푸른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머리는 헝클어진 상태였다. 이어 모자는 법정 증인석 옆에 나란히 앉아 재판을 기다렸다.

서울고법 형사3부는 두 모자에게 향후 재판 일정 등을 간략히 설명한 뒤 “법정에 나와서 피곤할 텐데 오늘은 돌아가 계시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휠체어에 탄 채 말없이 병원으로 함께 돌아갔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