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군사위주석 유지 가능성”… 로이터 “지도부 막후협상서 정치 이변 생길수도”

입력 2012-10-29 18:43

18차 당 대회(18대)가 다음 달 8일로 다가왔지만 중국에서 정치적으로 놀라운 일이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18대에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에게 당 총서기직을 물려주더라도 군사위주석직은 유지할 가능성이 더욱 명확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차기 지도부 내 요직을 둘러싼 막후 협상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정치적 이변이 더 생길 수도 있다”고 29일 전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정치전문가 청리는 “우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20%밖에 모를 수도 있다”며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막판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국 노팅엄대 현대중국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왕정쉬는 “18대에서 사상 처음으로 상무위원 중 1명을 중앙위원들의 투표에 의해 뽑을 수도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현재로서는 18대에서 상무위원이 9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들 가운데 1명이 실제로 중앙위원 200여명의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면 1980년대 후반부터 추진해온 당내 민주화에 있어서 거대한 일보를 내딛게 되는 셈이다.

1주일 동안 계속될 18대에서는 전국대표 2270명이 모여 중앙위원(17기의 경우 204명)과 중앙후보위원(17기 165명)을 선출한다. 중앙위원은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중앙군사위 위원, 중앙기율검사위 위원 등을 뽑는 투표를 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홍콩 명보(明報)는 ‘후진타오의 그림자’로 불리는 천스쥐(陳世炬) 국가주석판공실 주임 겸 당총서기판공실 주임이 중앙군사위 판공청 주임에 임명될 것이라고 중국 군사사이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후진타오가 18대 이후에도 2년 동안 군사위주석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음을 뜻한다. 중앙군사위 판공청 주임은 중앙군사위 사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 경우 시진핑은 향후 일정기간 동안 ‘반쪽 권력’밖에 행사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구이저우(貴州) 출신인 천스쥐는 85년 후진타오가 구이저우성 서기로 부임했을 당시 인연을 맺은 뒤 지금까지 내내 비서 역할을 해왔다.

이번 사례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경우를 따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장쩌민이 82년 전자공업부에 있던 때부터 비서를 맡았던 자옌안(賈延安)은 장쩌민이 총서기가 된 뒤에도 비서가 됐다.

2002년 16차 당 대회 때 장쩌민은 국가주석직에서 물러났지만 그 뒤 2년 동안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했고 이듬해 자옌안이 중앙군사위 판공청 주임이 됐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