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언론사 대표 체포… 스위스 비밀계좌 고위층 명단 공개

입력 2012-10-29 18:43

그리스 언론사 대표가 고위층의 스위스 비밀계좌 보유명단을 폭로한 혐의로 28일(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탐사보도 전문 주간지 ‘핫독(Hot Doc)’의 발행인 겸 편집자 코스타스 박세바니스는 앞서 HSBC은행 제네바 지점에 비밀계좌를 소유한 2059명의 명단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리스 경찰은 “공개된 명단에 포함된 인물들이 실제로 법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그에게 허가 없이 특정인의 실명을 공개(개인정보보호법 위반)한 혐의를 적용했다.

이른바 ‘라가르드 리스트’로 알려진 이 명단은 해당 은행 직원이 2년 전 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현 국제통화기금 총재)에게 넘겼고, 라가르드는 그리스의 탈세를 막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를 그리스 재무장관에게 전달했다. 명단에는 그리스 고위관료와 기업인 외에도 유명 배우와 의사, 변호사, 건축가, 가정주부가 포함돼 있으며, 일부 계좌에는 최대 5억 유로(약 7080억원)가 들어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명단 공개와 함께 탈세 의혹을 제기한 박세바니스는 “당국이 탈세범을 체포하는 대신 진실과 언론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