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ML 기다려” 코리아 괴물이 간다… 한화 류현진 조건부 진출 허용

입력 2012-10-29 18:33

한화가 에이스 류현진(25)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조건부 승인했다.

한화 구단은 “올 시즌을 마치고 7년차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류현진의 거취와 관련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구단은 “류현진이 한국 프로야구 에이스로서 합당한 가치를 받는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용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합당한 가치에 대한 기준은 구단과 선수 간에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류현진은 구단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첫 단계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준 한화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포스팅을 통해 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면 팀과 국가에 기여한 후 걸맞은 대우를 통해 해외 진출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포스팅시스템은 한국 선수 영입을 희망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비공개 입찰을 통해 교섭권을 획득하는 제도다. 류현진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최고 에이전트로 꼽히는 스콧 보라스와 계약하고 미국 진출을 타진해 왔다.

한화는 최근까지 내년 팀 성적을 위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행을 불허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팬들의 비난이 거세자 ‘조건부 승인’으로 방침을 선회했다. 또 류현진이 합당한 금액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한화가 방침을 바꾼 이유로 보인다. 류현진이 엄청난 금액의 포스팅을 받는다면 구단 입장에서는 국가대표 에이스를 빅리그로 보내고, 반대급부로 받은 돈으로 팀 전력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반면 낮은 금액을 받을 경우 메이저리그행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수그러들고 내년 시즌 류현진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할 수 있다. 구단과 류현진이 생각하고 있는 이적료는 최소 1000만 달러(약 110억원)로 보인다. 지난해 일본에 진출한 이대호는 총액 7억엔(약 105억원)이라는 역대 최대의 몸값으로 오릭스와 도장을 찍은 바가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포스팅에 참가하기 전까지 한화 구단의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