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필름, 무료 영화학교 세워 후진 양성한다

입력 2012-10-29 18:23

영화사 명필름(대표이사 심재명·이은)이 2015년 경기도 파주출판도시에 ‘명필름 영화학교’를 설립한다. 학비는 전액 무료다. 1995년 창립한 명필름은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마당을 나온 암탉’ ‘건축학 개론’ 등 33편의 영화를 제공 및 제작해왔다. 상업 영화사가 후진 양성을 위해 영화학교를 세우는 것은 처음이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년 가까이 영화 일을 해오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할까 고민했다. 재능은 있지만 돈이 없어 당장 충무로에 뛰어들 수 없는 신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영화학교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2015년 2월 개강 예정인 명필름 영화학교는 2년 과정의 기숙학교로 운영하며 극영화·다큐멘터리 연출, 제작, 연기, 미술, 촬영, 편집, 사운드 등의 전공 분야로 나눠 해마다 총 10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학비는 물론 기숙사를 포함한 숙식과 졸업 작품 제작비용까지 전액 지원한다. 입학 후 첫 1년은 정규수업 등을 거쳐 졸업 작품을 구상하고, 나머지 1년은 졸업 작품을 실질적으로 제작해 이 작품이 데뷔작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영화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영화인들이 객원교수로 참여할 예정이다.

명필름 영화학교는 건축가 승효상씨가 건축 설계를 맡았다. 내년 2월 착공해 2014년 상반기에 시설을 완비하고 같은 해 하반기에 1기 학생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영화학교는 지난 5월 설립한 명필름 문화재단에서 직접 운영한다. 심 대표의 남편으로 재단 이사장을 맡은 이은 대표는 “의식과 재능 있는 영화 인재가 모인 한국 최고의 영화학교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명필름 문화재단은 영화학교와 함께 ‘명필름 미술관’ ‘카페 서연의 집’을 운영하게 된다. 미술관은 2014년 파주에 개관하며, ‘카페 서연의 집’은 영화 ‘건축학 개론’의 제주 촬영지에서 내년 3월 문을 열 예정이다. 영화학교 옆에 세워질 미술관에는 예술영화전용관 ‘씨네-엠’도 마련된다. 이를 위해 심재명, 이은 두 대표는 2013년 30억원 상당의 사재를 명필름 문화재단에 출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