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의 시리아, 자유와 평화를 꿈꾸다] 명절 ‘임시 휴전’에도 피의 살육 계속됐다
입력 2012-10-30 01:22
<2> 알리야(가명)씨가 전하는 ‘대학살극 현장’ 홈스 탈출기
19개월간 피로 물든 시리아에는 나흘간의 짧은 평화도 허락되지 않았다. 이슬람 최대 명절인 희생제 기간에도 시리아 내에선 공중 폭격과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임시 휴전이 선포된 희생제 첫날부터 나흘간 발생한 사망자만 4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날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에선 차량 폭탄이 터져 최소한 10명이 숨졌다. 상당수는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시리아 국영 TV가 보도했다. 앞서 다마스쿠스 인근 하라스타 국립병원에도 물과 전기, 통신이 끊어졌으며 병원에도 폭격이 퍼붓자 부상자들은 치료를 채 받지 못하고 돌아갔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시리아 특사가 제안한 임시 휴전은 발효 당일인 26일부터 사실상 결렬됐다. 브라히미 특사는 정부군과 반군 간 회담 추진을 위해 이번 주 러시아와 중국을 거쳐 다음 달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차례로 방문할 계획이라고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계속된 폭격으로 시리아 탈출 행렬은 꼬리를 물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재 시리아 등록 난민은 총 28만88명으로 지난 3월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지난 9일(25만1356명)부터 보름 사이에만 2만8000여명이 시리아를 탈출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난민 수가 70만명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스탄불=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