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맞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11월 1일 개최… 영화제 거친 단편영화 기내서 6만회 이상 상영
입력 2012-10-28 19:39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ISFF·Asiana International Short Film Festival)’가 다음 달 1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다.
10여년 전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단편영화의 경우 애써 만들어도 상영 공간이 없어 대중에게 상영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는 영화 제작 지망생들의 하소연을 접했다. 이에 박 회장은 “그렇다면 항공기 내에서 단편영화를 상영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이를 계기로 세계 최초의 기내영화제가 생겨나게 됐다.
AISFF 측은 28일 “10년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원을 받으며 세계적 규모의 국제단편영화제로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그동안 영화제에는 약 90개국에서 1만5764편의 단편영화가 출품됐고, 매년 수상작들이 기내 프로그램으로 제공됐다. 지금까지 아시아나항공 기내에서 이 영화제를 거친 단편영화가 6만회 이상 상영됐고 약 200만명의 승객들이 이를 관람했다.
AISFF는 우수 영화인력 배출에도 기여했다. 1회 수상자인 김한민 감독은 지난해 ‘최종병기 활’로 관객 745만명을 동원, 지난해 한국영화 중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뒀다. 이호재(작전), 백동훈(식객:김치전쟁), 이경미(미쓰 홍당무), 박신우(백야행), 연상호(돼지의 왕) 감독 등도 이 영화제 출신이다. 특히 영화제 측은 이번 10주년 기념 개막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인 김동호 위원장의 첫 감독 데뷔작인 ‘주리(JURY)’를 선정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제에 얽힌 일화도 있다. 2005년 11월 종로 씨네코아 극장에서 있었던 제3회 AISFF 개막식이 끝나고 박 회장은 영화인들과 함께 청계천 근방의 한 포장마차로 자리를 옮겨 밤늦게까지 이들을 격려했다. 소박했던 그 술자리를 영화인들이 무척 좋아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박 회장은 아예 포장마차를 직접 설치하자고 제안했고, 2006년부터는 매년 AISFF 기간 서울 신문로1가 금호아시아나 사옥의 빈 공간에 포장마차가 설치돼 영화인들의 친목의 장이 되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