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캐스팅보트 충청권… 엎치락뒤치락 민심은 ‘시치미’
입력 2012-10-28 19:09
18대 대통령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력 대선후보 간 ‘지역 각축전’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 전통적인 새누리당 텃밭이면서 야권 후보들의 출신지인 부산·울산·경남, 야권 후보 단일화 키를 쥔 호남 표심이 이번 대선 판도를 결정할 주요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충청권 민심은 아직 안갯속이다. 유력 후보들이 팽팽한 3각 구도를 형성하며 전운이 감돌고 있지만 14대 대선 이후 내리 4번의 대통령 당선자를 맞혔던 이들은 ‘진짜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지지율 여론조사(오차범위 ±2.5%)에 따르면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46%)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43%)가 양자대결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 주 전인 15∼19일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49%의 지지율로 박 후보(43%)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문 후보는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인 모습을 보였다. 이달 넷째주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10% 포인트 뒤지는 42% 지지율을 얻었다. 그러나 셋째주에는 44%로 박 후보(48%)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다자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넷째주에 40% 지지율로 안 후보(23%), 문 후보(21%)보다 앞섰다.
충청권은 세종시 원안을 사수했던 박 후보가 텃밭 수준으로 우위를 점했던 지역이다. 지난 4·11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대전·충남·충북 전체 25개 선거구 가운데 12곳에서 승리하며 18대 국회에서 3석에 불과했던 의석수를 크게 늘렸다. 역사 인식 논란 이후 박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10월 조사에서는 원상회복될 조짐을 보였다. 안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선 51%→43%→46%, 문 후보와의 대결에서는 54%→48%→52%로 셋째주에 ‘바닥’을 친 양상이다. 같은 기간 안 후보는 41%→49%→43%, 문 후보는 39%→44%→42%로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박 후보 지지율 반등에는 충청권에 지지 기반을 둔 선진통일당과의 지난 25일 합당 선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8일 “선진당에 지역구 국회의원이 2명에 불과하지만 합당의 상징성이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흡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충청권 민심은 역대 대선처럼 선거 막판에 가야 실체를 드러낼 전망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충청은 정당 정서보다 실리적 지역주의 경향이 강하다”며 “남은 선거 운동 기간 현실성 있는 지역공약을 내는 후보를 예의주시하다가 다른 지역보다 늦게 표심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간 불붙은 세종시 공방도 변수다. 문 후보가 “숟가락 올리고 세종시를 지킨 것처럼 말한다”고 포문을 열자 박 후보는 “세종시를 지킬 때 야당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반박하며 긴장감이 조성된 상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