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예전과 다른 ‘부·울·경’… ‘PK 출신’ 文·安, 與 텃밭 흔들기

입력 2012-10-28 19:10


18대 대통령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력 대선후보 간 ‘지역 각축전’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 전통적인 새누리당 텃밭이면서 야권 후보들의 출신지인 부산·울산·경남, 야권 후보 단일화 키를 쥔 호남 표심이 이번 대선 판도를 결정할 주요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여당의 조직이냐, 야당의 바람이냐.’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은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박근혜 후보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경남 거제와 부산이 각각 고향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약진이 예상돼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최근 PK 지역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박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 추세를 보인 반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다자구도에서 박 후보 지지율은 10월 둘째주(8∼12일) 49%에서 넷째주(22∼26일) 44%로 2주 만에 5% 포인트 떨어졌고 안 후보는 15%에서 22%로 7% 포인트 상승했다. 양자구도에서도 박 후보는 53%에서 51%로 하락한 반면 안 후보는 38%에서 41%로 올랐다.

문 후보는 다자구도에서 10월 둘째주 23%에서 셋째주(15∼19일) 18%로 떨어졌다가 넷째주 20%로 회복됐다. 하지만 박 후보와의 양자구도에서는 둘째주 39%에서 셋째주 41%로 올랐다가 넷째주에 다시 39%로 내려앉았다. 박 후보는 10월 둘째주 56%에서 셋째주 52%로 떨어진 뒤 정체 상태다.

새누리당으로서는 PK 지역 공략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새누리당은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야권의 PK 지지율을 40% 이하로 묶어야 한다’는 암묵적 저지선을 설정해 왔다. 하지만 최근 그 저지선이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자구도에서 야권 후보의 지지율 합이 38∼42%에 이르고 양자 구도에서도 야권 단일 후보의 지지율이 38∼41%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당시 PK 지역에서 29.9%를 득표해 당선됐고 지난 4·11 총선에서 범야권은 40.2%의 지지를 얻었다.

PK 민심이 흔들리는 이유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해양수산부 폐지, 영남권 신공항 건설계획 백지화 등으로 지역 주민들이 소외됐다고 느끼는 데다 최근 정수장학회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역 여론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선대위 총괄본부장과 부산 출신 전·현직 의원들이 지난 25일 부산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회동한 것도 PK 민심을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경남지사 보궐선거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경선과정에서 파열음이 나오거나 야권의 단일 후보가 출마해 여야 간 양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지게 되면 대선 후보와 경남지사 후보가 사실상 ‘러닝메이트’가 돼 대선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