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SUV 사려면 월수입 400만원 돼야”… 자동차 소비자 온라인 설문

입력 2012-10-28 21:50


직장생활 5년차 이진수(31·가명)씨는 2009년 르노삼성의 준중형 세단 뉴SM3 기본 모델을 1460만원에 계약했다. 당시 이씨의 연봉은 2400만원 선. 현금 없이 60개월 할부로 매달 30만원 남짓 할부금과 이자를 갚아왔다. 이자를 합칠 경우 차량 가격은 원래보다 340만원 이상 비싼 1800만원대다.

결혼을 앞둔 이씨는 내년쯤 할부금을 완납하는 대로 차를 바꿀 예정이다. 연봉도 3500만원 수준으로 올랐고 무엇보다 차의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이씨는 “준중형을 몰아봤으니 이번엔 코란도C와 같은 디젤 중소형 SUV를 선택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김씨의 경우는 대한민국 평균보다 높은 차급을 선택한 경우다. 28일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기관 마케팅인사이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은 연간소득이 3852만원은 돼야 아반떼 K3 크루즈 SM3 등의 준중형 차종을 살 수 있다고 답했다. 쏘나타 K5 등 중형 차종을 기준으로 그 이하 급은 연봉의 절반 이하를, 그 이상은 자동차 가격이 연수입의 절반을 넘겨도 상관없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으로 계산하면 평균 386만원은 받아야 쏘나타 SM5 등을 고려해 봄직하다. 중형 SUV는 적어도 한 달 버는 돈이 400만원은 넘어야 가계에 무리가 없다. 마케팅인사이트 이건효 상무는 “차값과 기름값을 제외한 세금, 보험료, 수리비용 등의 유지비도 월수입의 15% 선을 적정선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 자동차 소비자 9만5012명을 상대로 지난 7월부터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로 오는 12월 백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마케팅인사이트는 또 한국의 월평균 1000만원 이상 고소득자가 선호하는 1∼5위 차종은 제네시스, 그랜저TG, 오피러스, 에쿠스, BMW 5시리즈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모두 준대형 이상급 세단이다. 반면 미국 분석기관 트루카닷컴이 고액세금 납부 상위 10개 지역의 자동차 판매 순위를 집계한 결과, 1∼5위는 각각 벤츠 E클래스,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렉서스 RX, 도요타 프리우스 순이다. 이 상무는 “한국 부자는 차체의 크기를, 미국은 연비와 친환경을 더 고려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