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김종인 위원장 “서울대 이과계 세종시 이전 추진… 서울대병원 분원 설립도 검토 중”
입력 2012-10-28 22:12
새누리당이 세종시에 서울대 이과계열 일부 단과대학을 이전하고 서울대병원 분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대의 공과대학이나 자연과학대학 등이 세종시 쪽으로 옮기면 과학비즈니스벨트와 연계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종시에 서울대병원을 만드는 것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추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박근혜 후보의 교육 공약에 (서울대의 세종시 이전을) 포함시키라고 직접 지시해 검토하는 중”이라며 “김 위원장은 세종시 교육환경이 열악해 시민복지 차원에서 서울 소재 대학 이전이 불가피하고, 그렇다면 국립대인 서울대를 먼저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서울대 일부 세종시 이전은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권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에서는 과거 행정수도 이전이나 한반도 대운하와 같은 메가 공약을 제시해 정책 이슈를 선점하고, 과거사에 얽매인 박 후보의 이미지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꾸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서울대 전체를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선 “학교 측과 상의 없이 추진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9월 행추위 산하 경제키움공약단 차원에서 서울대 전체 이전 및 수도권 대학 순차 이전 방안이 나와 논란이 됐었다.
문제는 서울대를 설득하는 방안이다. 2010년 당시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을 만들면서 파격적인 재정 지원 등을 전제로 이전안을 제시했다. 이에 서울대는 자연대·공대·의대·수의대 대학원 과정 및 연구소를 세종시 캠퍼스에 새로 만드는 ‘세종시 제2캠퍼스 신설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박 후보가 나서서 반대하고, 최종적으로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일부 단과대학들이 반발해 논의가 흐지부지된 상태다. 이미 한 차례 어긋났던 만큼 이를 다시 추진할 경우 서울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당내 반발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