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파도속에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 ‘인간극장’
입력 2012-10-28 18:16
‘인간극장’(KBS1·오전 7시50분)
‘우리 딸!’ ‘우리 언니!’ ‘우리 누나!’
보험설계사 임선희(35)씨에게 이 말들은 더 없는 행복이자 슬픔이기도 하다. 딸, 언니, 누나로 불리는 기쁨이야 크지만 한편으로 가족을 혼자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변변한 연애 한 번 못해보고 ‘골드 미스’가 된 것도 가족 영향이 크다.
그녀에겐 지적장애인 아버지(61)와 역시 지적장애인인 여동생 선화(33)씨, 대인기피증을 앓는 남동생 금성(31)씨가 있다. 엄마는 그녀가 열 살 때 집을 나갔다.
가족은 수시로 선희씨에게 전화를 걸어 작은 것 하나에서부터 큰일까지 묻는다. 고객 전화보다 가족 전화 받기에 더 바쁘다. 더구나 아버지가 8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져 선희씨의 심적·경제적 부담은 날로 커져만 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가 치매 검사에서 치매가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여동생은 종일 종이학을 접으며 시간을 보내고 남동생은 약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운동을 한다. 이런 가족을 볼 때마다 절망이 엄습해 올 법도 하지만 선희씨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좀 더 건강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 두 동생에게 맞춤한 일을 찾아주는 것이 소망이다. 그녀에게 결혼은 시급한 문제가 아닌 듯싶다.
요즘 선희씨는 가슴 한쪽에 자리한 그리움으로 속앓이를 한다. 엄마 때문이다. 몇 년 전 가족 몰래 수소문도 해봤다. 그녀는 최근 또 용기를 내어 동사무소를 찾았다. 아버지의 건강이 더 나빠지기 전에 엄마를 찾고 싶어서다. 그리고 뜻밖의 소식을 듣는데…. 금요일까지 같은 시간대 5회 연속 방영.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