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네껜’ 사무총장 이메리씨] “恨 맺힌 이민 1세대… 그들의 소원은 딱 세가지”
입력 2012-10-28 17:39
“고종황제 때(1905년 4월) 1033명의 조선인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마게이 농장(애니깽 농장)으로 떠난 후 영원히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당시 대한제국은 국력이 약해 이들을 돌아볼 여력이 없었지요. 이들은 이른바 ‘애니깽’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에네껜 한인후손후원재단의 한국지부 설립 준비를 위해 고국을 방문한 이메리 사무총장(73·사단법인 에네껜 한인후손 후원재단)은 ‘애니깽’으로 불리는 멕시코 이주 한인 1세대의 후손 3만 여명이 멕시코와 쿠바 과테말라 등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애니깽 1세대는 농장에서 흑인노예처럼 혹사당하면서 언젠가 조국에 돌아갈 생각으로 자녀들에게 한글을 가르쳤고 독립자금을 모아 도산 안창호 선생에게 전달한 애국자들이었다.”고 설명했다.
한인 후손들에게 한국문화를 전하고 있는 그가 애니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6년 남미선교를 위해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메리다 시를 방문하고 나서였다. “한인 후손들의 피맺힌 세가지 소원을 들었어요. 그들은 한글과 한국문화를 배우고 싶어 했고 한국도 방문하고 싶어 했어요. 한국 국적을 찾길 염원하고 있었습니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 놓는 그들의 눈빛을 잊을 수 없었어요.”
이후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기금을 마련해 틈나는 대로 멕시코 티후아나 시를 찾았다. ‘티후아나 소망 한국학교’를 세우고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쳤다.
그는 2010년 에네껜 한인후손후원재단을 설립, 6개 지역에 한인후손회를 조직했고 한국학교를 세울 계획도 세웠다. 한국학교 교사들은 후원재단이 파송한 선교사들로 복음도 함께 전하게 된다.
이메리 사무총장은 부산 사범대와 고신대학원을 졸업하고 교사로 재직하다 1983년 가족들과 함께 미국이민을 떠났다. 미주에 국제문화연합회를 창립했고, LA미주양곡교회 협동선교사로 남미선교에 헌신해왔다.
글=이지현 기자·사진=윤여홍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