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슈퍼스타도 톱모델도… ‘한림예고 스타일’ 아시죠
입력 2012-10-28 17:25
한림예고 미녀 3총사 거침없는 3색 인터뷰
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앞에서도 발랄하고 거침이 없었다. 분명한 목표와 롤모델이 있다고 밝히는 당당한 10대들이었다. 앳된 소녀들은 모두 교복을 입었지만 입시지옥과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여느 고교 학생들과는 달라 보였다. ‘도전슈퍼모델코리아’ 시즌2에서 우승한 진정선(17), 월드스타 싸이와 함께 광고를 찍어 CF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고원희(18),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4’ 톱12에 뽑혀 생방송 경연에 참가한 이지혜(17).
화제의 세 주인공을 한꺼번에 만나기 위해 지난 23일 서울 장지동 한림예고 교정을 찾았다. 이들이 다니는 한림예고는 한국 연예계와 대중예술계의 주역들을 길러내겠다는 목표로 2009년 설립된 대중교육 특성화고다.
◇“학교에서 기초를 닦은 게 비결이에요”=“같은 반 친구들도 모델 활동을 시작하면서 교실이 아닌 현장에서 종종 만나요. 너무 든든하면서도 자극이 돼요.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뉴욕이나 파리, 밀라노 등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더 큰 모델로 성장하고 싶어요.”
이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진양은 국내 최고의 모델을 넘어서서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당찬 꿈을 숨기지 않았다. 쟁쟁한 현역 모델들도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을 한 데는 학교에서 익힌 ‘기초’가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패션모델과를 두고 있는 학교는 국내 고교 중 한림예고가 유일하다.
“1학년 때부터 ‘기초’를 튼튼히 배웠기에 프로모델 언니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을 수 있었어요. 모델로서 워킹과 포즈만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패션쇼를 기획하는 수업이나 연기·화보·뮤지컬 수업 등 다양한 수업에 참여하다 보니 자신감이 저절로 길러진 것 같아요.”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키가 168cm를 넘어서면서 주변에서 모델을 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던 진양은 중학교 3학년 때 둘째 언니가 갖다 준 학교 홍보책자를 읽어본 뒤 이 학교 진학을 결심했다.
◇“공부하는 모델이 될래요”=“이병헌 선배님은 할리우드 진출을 위해 데뷔 후부터 단 한 번도 영어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도 이병헌 선배님처럼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배우 이병헌을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밝힌 고양은 이날 오전 대입 논술고사를 치렀다. 지각하지 않으려고 입실 1시간30분 전에 고사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고양을 가르친 교사들은 고양이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강한 승부근성을 지녔다고 귀띔했다.
고양은 데뷔 1년 만인 지난 7월, 내로라하는 톱스타들만 기용하던 국내 항공사의 최연소 모델로 발탁돼 주변을 놀라게 했다. 월드스타 싸이가 출연한 통신사 광고에서 함께 말춤을 추는 상대로 기용되면서 또 한번 CF계의 주목을 끌었다.
한림예고에 진학하기 전 연기를 전혀 배운 적이 없는 고양의 잠재력을 끌어내준 건 특성화된 학교 수업 덕이 컸다.
“방과후수업으로 서로 모델과 PD역할을 체험해본 ‘오디션’ 수업이 가장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CF 한 장면을 찍기 위해 ‘희로애락’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했던 것도요. ‘기쁨을 표현하는 표정 30가지’를 카메라로 찍어놓고 반복해 연습을 하고, 친구들끼리 모니터링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화면에 적합한 다양하고 풍부한 표정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편입한 뒤 학교가 즐거워요”=실용음악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양은 가족들의 반대로 이 학교 진학이 쉽지 않았다.
“부모님의 의견대로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어요. 그런데 친구들과 진로 얘기를 할 때마다 ‘아, 이 길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러다 그해 6월 인터넷으로 실용음악과가 있는 한림예고를 알게 됐고 ‘편입’ 지원서를 내게 된 거죠. 부모님께는 ‘허락을 안 해주시면 자퇴하겠다’고 선언 했습니다.”
편입에 성공한 이양은 학교 수업이 즐겁기만 하다. 경기도 일산에서 학교가 있는 서울 장지동까지 왕복 4시간씩 통학을 하면서도 힘든 줄 모른다고 했다. 이양은 “이 학교에 와서 잃은 게 하나도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롤모델인 임정희나 옥주현 같은 가수가 되고 싶은 이양은 전공인 ‘보컬’ 외에도 녹음·피아노·공연기획·화성악·코드 기초·작곡 수업 등을 배우며 점점 음악공부에 빠져들고 있다고 했다.
“실용음악은 보컬 혼자 노래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보컬 말고도 다양한 영역을 함께 공부하며 계속 성장하는 것 같아요. 저도 공부를 계속해서 가수의 꿈을 이룬 뒤 저랑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들을 가르쳐서 더 괜찮은 가수를 만들어 주는 ‘보컬 트레이너’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