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저성장 늪’ 빠지다… 3분기 성장률, 2011년比 1.6% 그쳐 3년만에 최저

입력 2012-10-26 18:54

추락하는 우리 경제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은 3년 만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상반기에 둔화세가 확장됐다가 하반기 급격히 추락하는 ‘상저하추(上低下墜)’ 흐름이 견고해지고 있다. 민간 소비심리까지 악화돼 대외악재로 직격탄을 맞은 수출에 이어 내수마저 식어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0.2% 성장하는 데 그쳤다고 26일 발표했다. 올 1분기 0.9%에서 2분기 0.3%로 급격하게 주저앉은 뒤 더 둔화됐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도 당초 예상치(1.8%)에 못 미치는 1.6%에 불과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극심하던 2009년 3분기(1.0%) 이후 최저치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예상한 올해 경제 성장률 2.4% 달성도 어려운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심리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한은의 ‘10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98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CSI는 지난 8월에 99로 기준치(100) 밑으로 내려간 뒤 3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CSI는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100이하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장기 경기침체가 현실화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발을 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07포인트(1.72%) 하락한 1891.4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1900선 아래로 떨어지기는 지난달 6일(1881.24)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6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원화강세에 따른 환차익 확보 물량까지 쏟아져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중앙청사에서 주재한 제7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3분기 성장률이 내려앉은 것은 지난 1년간 경기 부진이 누적된 결과”라며 “소비는 그런 대로 괜찮지만, 투자가 부진한 모습이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선정수 이경원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