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고장, 나로호 언제나 날까…

입력 2012-10-26 21:57

최소 3일 후… 내달 중순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26일 발사 예정 시각을 5시간30여분 남기고 갑작스레 발사 준비가 중단됐다. 두 차례 발사 실패를 딛고 마지막 도전에 나선 나로호 발사가 연기됨에 따라 우주 강국 진입을 향한 국민 염원은 다시 한번 미뤄지게 됐다. 발사 예비기간(26~31일) 안에 재시도를 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노경원 교육과학기술부 전략기술개발관은 “오전 10시1분쯤 나로호의 1단(하단) 로켓에 헬륨가스를 주입하던 중 가스가 새는 것을 발견하고 발사 준비를 중지했다”고 밝혔다. 중단 원인은 러시아가 개발한 나로호 1단 로켓과 발사대의 연결 부위 ‘실(seal·봉합)’이 파손된 것. 전날 진행됐던 최종 리허설에선 발견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헬륨가스 압력이 충분히 올라가지 않은 현상을 센서를 통해 발견하고 러시아 기술진이 직접 육안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헬륨은 1단 로켓 엔진의 각종 밸브나 기계 장치 제어에 꼭 필요한 기체로, 헬륨 양이 부족하면 밸브 구동이나 추진제 탱크 가압을 할 수 없다.

항우연은 나로호를 발사대에서 분리한 뒤 무진동 차량에 실어 1.5㎞ 떨어진 조립동으로 이송했다.

노 개발관은 “일단 손상된 실을 교체하면 되는 경미한 수준으로 보이지만 조립동에서 정밀한 기술적 분석을 해봐야 판단할 수 있다”며 “기술적 분석이 끝나면 한·러 비행시험위원회(FTC)를 열어 결과를 검토한 뒤 나로호 3차 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발사 일정을 다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나로호가 한 번 조립동으로 들어가면 발사대에 다시 세워 발사준비를 하기까지 최소한 3일이 걸린다. 현재 FTC는 일러야 27일쯤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나로호발사관리위원회 개최와 최소 3일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예비기간에 발사를 시도하기란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일각에선 11월 중순 이후로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고흥=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