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뿔난 安 “정치쇄신을 포퓰리즘이라는 건 교만한 생각”

입력 2012-10-27 00:10

“정치권에서 ‘국민들이 정치를 싫어하도록 안철수가 부추긴다’는 말을 합니다. 얼마나 교만한 생각이에요. 그게….”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26일 경남 진주 경상대 강연에서 작정한 듯 여야 정당을 향해 말을 쏟아냈다. 지난 23일 제시한 국회의원 정원 감축, 정당 국고보조금 삭감, 중앙당 폐지 또는 축소 등 정치권 특권 포기 방안에 대해 여야 모두 비현실적이며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자 다시 반박에 나선 것이다.

안 후보는 “제가 제시한 정치개혁안에 대한 여러 반응 중 받아들일 부분도 있지만, ‘국민의 정치 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이라는 건 굉장히 무서운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력한 반대를 예상했지만 이런 말은 기존 정치에 실망하고 새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요구를 대중의 어리석음으로 폄훼한 것”이라며 “대중이 그 정도 판단도 할 수 없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했다는 게 착잡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마다 다니면서 개발 공약 등 장밋빛 공약을 내는 게 포퓰리즘이다. 제가 말한 것은 특권을 내려놓자는 말인데 왜 포퓰리즘인지 지금도 이해가 잘 안 된다. 국민의 개혁 열망에 귀를 기울이는 게 포퓰리즘이라면 정치권은 국민 요구에 귀를 닫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포퓰리즘 이야기 빼고 나머지 논쟁은 다 반갑다”고도 했다.

안 후보는 특권 포기와 쇄신을 재차 요구했다. 그는 “(현 정치권의) 문제의 본질을 알려면 ‘왜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게 됐나’라는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왜 정치권이 외면받게 됐는지 자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뼈를 깎는 구조개혁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해답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국회의 세비가 작년 대비 16% 올라서 19대 국회가 정치를 더 잘하느냐. 이번 국정감사에선 ‘안철수 감사’를 하시더라. 제가 국정보다 더 중요한 사람인가. 참 이상하다. 아닌 것 같은데…”라며 “국감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의원은 자진해서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정치쇄신안들은 자기희생이 부족하다. 말의 성찬은 있는데 진정한 내 것을 내려놓겠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안 후보는 강연 중 감정이 복받치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했듯이 이번에도 아름다운 양보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께 실망 드릴 일은 없어야 한다. 국민이 왜 저를 불러냈는지를 정치인으로 살면서 절대 잊지 않겠다는 각오다. 모든 판단은 국민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배우 출신의 민주통합당 최종원 전 의원은 “안 후보에게서 미래를 맡길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진주=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