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위기의 SK “응답하라 2007”
입력 2012-10-26 18:25
SK가 한국시리즈 1·2차전을 잇따라 삼성에 내줬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한국시리즈에서 2패를 먼저 당한 뒤 역전우승한 경우는 딱 1번에 불과하기 때문에 승부의 추가 이미 삼성으로 기울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런데, 바로 딱 1번의 주인공이 SK다. SK는 2007년 두산에게 내리 2패를 당한 뒤 4연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이만수 SK 감독도 2차전에서 패한 뒤 “선수들이 2007년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SK가 이번에 ‘Again 2007’을 실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SK의 전력이 2007년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SK가 2007년 당시 2연패 후 4연승으로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선발투수의 힘이었다. 4연승을 거두는 동안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0.72(25이닝 2실점)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현재 SK는 10승 투수가 윤희상 1명에 불과할 정도로 선발진의 파워가 약해졌다. 다만 채병용, 박희수, 정우람 등 불펜은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현재 SK의 가장 큰 문제는 타선이다. SK의 1·2차전 통합 팀타율은 0.164, 출루율은 0.227에 불과했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의 타율은 0.143으로 SK 타선은 전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SK의 최종 운명은 사실상 3차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만약 3차전까지 삼성에 내주면 SK의 우승 확률은 매우 희박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 후 4연승한 팀은 없었다.
SK는 3차전 선발투수로 우완 데이브 부시를 예고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56승의 경력으로 많은 기대를 모은 부시는 정작 한국 데뷔 첫 시즌인 올해 17경기에 출전해 4승6패, 평균자책점 4.43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삼성전에서는 비교적 강한 면모를 보였다. 3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1패를 기록했지만 17¼이닝 동안 피안타율 0.200,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했다.
부시에 맞서는 삼성의 선발은 배영수다. 올 시즌 7년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얻어내며 부활한 배영수는 한국시리즈 통산 19경기에 나서 4승5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했다. 다만 올 시즌 SK를 상대로는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4.50에 그쳤다. 하지만 삼성은 현재 배영수의 구위가 좋은 만큼 SK에게 추격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부시를 선발로 승부수를 건 이만수 감독의 전략이 SK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3차전은 SK의 반전과 삼성의 굳히기를 결정하는 고비가 될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