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로호 발사연기를 보는 국민은 답답하다

입력 2012-10-26 18:30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 3차 발사가 예정된 시간을 5시간여 앞두고 중단됐다. 헬륨가스를 충전하던 중 로켓 1단과 지상설비의 연결부위에서 가스가 새는 것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미 2차례 실패를 경험한 나로호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시원하게 성공하기를 기대했던 마음이 간절했던 만큼 아쉽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나로호 발사는 연기됐을 뿐이지 실패한 게 아니다. 미국 나사의 토성탐사선 카시니호를 실은 타이탄Ⅳ, 일본이 자랑하는 H2A 로켓도 모든 준비가 끝난 상황에서 사소한 기기 오작동 등이 발견돼 발사가 연기된 적이 있다. 항우연 측은 원인을 파악한 뒤 발사 날짜를 다시 잡기로 했다. 경미한 사안이라면 수일 내 발사가 가능하겠지만 상황에 따라 더 늦어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 발사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 나로호의 발사연기는 확실한 성공을 위해 보다 철저히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돼야 한다. 성공을 100% 확신한 뒤에 발사대에 다시 세워야 한다.

더욱이 우리에게는 나로호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중요한 과제가 있다.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릴 한국형발사체(KSLV-Ⅱ)를 2021년까지 개발한다는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나로호의 핵심인 1단 로켓은 러시아 것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번 발사연기 과정에서 우리 과학자들은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고도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악하는 데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가 첨단기술 보호를 위해 한국인 과학자들의 접근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2차례 실패, 세 번째 도전에서의 발사연기 등 나로호가 겪는 어려움은 한국이 우주강국으로 가기 위해 거치는 사소한 관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국민들의 심정은 개운치 않다. 지금까지 쌓은 기술, 실패경험뿐 아니라 발사연기조차도 우리나라에서 우리의 기술로 만든 발사체를 성공시키기 위한 쓴 약이 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