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의 계절 영혼 추수도 풍성하게… 뮤지컬로 전도하라
입력 2012-10-26 18:25
풍성한 열매를 맺는 가을은 전도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교회들도 이맘때면 새생명축제나 새신자초청잔치 같은 전도 행사를 한다. 그러면서 어떤 프로그램으로 전도할지 고민한다. 문화사역 전문가들은 대중에게 익숙한 뮤지컬로 자연스레 복음을 심어주는 것을 제안했다.
문화행동 아트리(대표 김관영 목사)는 개막에 앞서 최근 7번째 1.1.1 프로젝트로 뮤지컬 ‘아바(ABBA)’의 몇 장면을 공개했다. 1.1.1 프로젝트란 뮤지컬 공연을 매개로 ‘한(1) 사람이 한(1) 영혼을 하나(1)님께’ 인도하도록 돕는 문화전도 프로그램이다.
경기도 고양시 대좌동 임마누엘하우스에서 공개된 뮤지컬 ‘아바’는 구약의 요나서와 신약의 누가복음 15장 ‘돌아온 탕자의 비유’를 절묘하게 섞은 작품이다. 자신이 만족하기 위해 아버지를 떠나는 작은 아들과 언제나 아버지 곁에 있는 큰아들, 그리고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선지자이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자 명령하신 니느웨와는 정반대인 다시스로 달아나는 북이스라엘 선지자 요나와 그런 요나를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이야기다.
작품의 상당 부분은 요나가 니느웨로 향하는 배 위에서 펼쳐진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사탄’이란 선장이 조종하는 ‘데인저(DANGER)호’에 많은 사람들이 승선해 파티를 즐긴다. 태풍을 만났을 때도 사람들은 각자의 형편을 깨닫지 못하고 사탄이 이끄는 대로 가려고 한다. 과연 혼란한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모습과 뭐가 다른지 깨닫게 된다.
첫 장면은 렘브란트의 그림 ‘돌아온 탕자’를 옮겨놓은 듯하다. 그렇다고 구약이나 신약시대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배우들은 1960년대에 볼 수 있는 소품을 사용하고 그 당시의 옷을 입어 낯설지 않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아버지를 떠난 작은 아들의 모습은 ‘무성영화’처럼 표현된다. 스태프가 뒤에서 끄는 덜컹거리는 ‘소품용’ 자동차는 우스꽝스럽다. 이 자동차를 몰면서 하나님을 향해 “니느웨로 안 가겠다”고 푸념하는 늙은 요나는 얄밉기까지 하다. 데인저호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춤과 노래는 ‘아바’만의 반전이다.
김관영 목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풍랑 속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오직 십자가의 복음뿐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방황하는 아들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오늘날의 요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끝까지 아버지의 마음을 알려 주시려는 하나님을 만나게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문화행동 아트리는 2006년 11월 1일 뮤지컬 ‘루카스’를 시작으로 ‘버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의’ ‘스틸’ ‘가스펠’ 등 창작품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무대에 올렸다. 현재 40명이 공동체를 이뤄 함께 살면서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 완성’을 위해 땅 끝까지 달려가는 ‘종신 선교사들의 극단’이다. 1.1.1 프로젝트인 뮤지컬 ‘아바’는 오는 11월 1∼11일 서울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된다(070-4412-4365).
춤과 노래를 하는 전문가는 한 명 없지만 13년째 창작 뮤지컬을 올려 호평을 받는 극단이 있다. 경기도 고양시 사리현동 하늘빛하늘샘교회(하만복 목사) 100여명의 성도로 이뤄진 빛샘선교단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교회 본당에서 창작 뮤지컬 ‘하늘이여 땅이여’를 공연한다.
천지창조부터 예수님의 탄생과 사역, 고난, 부활승천까지 성경의 일대기를 그린 이 작품은 선교단장 겸 연출을 맡고 있는 곽세지 부목사가 만들었다. 하만복 담임목사의 아내인 곽 목사는 직접 대본과 노래, 춤을 만들었지만 정작 자신은 악보를 전혀 볼 줄 모른다. 춤도 배운 적 없고 글도 써본 적 없다.
성도들을 상담하거나 말씀을 볼 때, 설교를 들을 때 등 순간 떠오르는 내용을 메모했다가 극본으로 짰다. 노래는 자신만 알 수 있는 기호로 표시하거나 흥얼거림을 녹음했다가 작곡을 전공한 며느리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다. 선교단원들은 말씀으로 회복되고 치유 받은 가정이 중심을 이뤘다. 남편은 조명이나 촬영, 소품을 담당하고 아내와 자녀들이 배우로 나섰다.
신성섭 장로는 “해마다 수정·보완 작업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작품을 올리고 있다”며 “3년 전부터 무료가 아닌 티켓을 판매해 수익금으로 소외 이웃들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한국컴패션과 홀트아동복지회, 광주교도소를 후원할 계획이다. 신 장로는 “마치 성경을 읽는 것 같은 뮤지컬 한 편도 보고, 이웃도 전도하고, 선한 일에도 동참하는 건 어떨까”라며 작품을 추천했다(031-969-6191).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