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백승교회 박세환 목사 “야스쿠니는 전쟁 부추기는 종교단체”… 日대사관 앞 9년간회 1인 시위
입력 2012-10-25 19:35
“9년 동안 자리를 지키면서 대한민국의 주인이 누구인지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땅, 선조들이 지켜온 이 아름다운 영토를 더 이상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2004년 2월부터 1인 시위를 벌여온 박세환(57·백승교회·사진) 목사가 25일 시위 1000회를 맞았다. 박 목사는 그동안 ‘대마도 반환’ ‘야스쿠니 신사참배 중단’ ‘안중근 의사 암매장 공개와 유해 송환’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매주 한 번씩 오전 9시면 ‘출근’해 저녁까지 자리를 지켰다. 가끔은 며칠간 계속 나온 적도 있었다.
박 목사는 위안부 소녀상 뒤쪽 벽에 구호가 적힌 플랜카드와 태극기를 설치했고, 지난해 식목일에는 소녀상 좌우편 화단에 무궁화를 심었다. 박 목사는 틈틈이 소녀상과 위안부 평화비를 청소하기도 했다. “대마도여 울지 마라 대한의 남아들이 간다”로 시작되는 ‘대마도 토벌가’도 직접 지었다.
박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 소속 목회자다. 보수적 신앙을 견지하는 교단의 목사가 시위에 나선 것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때문이었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는 전쟁을 부추기는 종교단체”라며 “일본이 패망하면서 맥아더 장군이 참배를 중단시켰는데, 1980년대 나카소네 총리를 시작으로 극우 정치인들이 줄줄이 참배하면서 전쟁과 영토침탈 야욕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시위에 대해 “할머니와 여성들도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데 남자로서 창피했다”며 “그동안 나오시던 할머니들이 안 보일 때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