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2題] 투표 마치고 죽음… 93세 참전 노병

입력 2012-10-25 19:17

일본계 출신인 퇴역 군인 프랭크 다나베(93)가 생애 마지막 대선 투표를 마치고 24일(현지시간) 호놀룰루의 집에서 조용히 숨졌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그는 간암을 앓고 있었다. 다음 달 6일인 투표일까지 생을 장담할 수 없었던 다나베는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던 것이다. 17일 아버지의 고갯짓에 따라 딸 바바라가 투표를 마쳤다.

완전한 시민권을 가진 미국인이지만 투표권에 대한 다나베의 자부심에는 사연이 있다. 1941년 당시 진주만이 습격당하자 미 정부는 일본계 시민 10만여명을 포로수용소에 집단 감금했다. 다나베는 수용소에서 군대에 지원, 캘리포니아와 아이다호 등지에서 통역·정보 업무를 맡았다. 전쟁이 끝난 후 다나베는 “나 자신과 우리(일본계 미국인)들이 적이 아니라 진짜 미국인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기회가 닿는다면 우리는 조국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렇게 했다”고 털어놓곤 했다.

다나베는 한번도 선거를 놓친 적이 없다. 사연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당신의 애국심에 감사드린다. 투표할 수 있는 권리는 소중한 것”이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지난해 미 의회는 군에 대한 그의 기여를 인정, 골드메달을 수여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