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 잇단 참석 강행군… 당차원 총력지원
입력 2012-10-25 19:11
울산행 같은 열차 탄 文·安, 눈인사도 없이 ‘찬바람’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25일 나란히 영남을 공략했다. 영남은 전통적인 새누리당의 텃밭이지만 두 후보 모두 이 지역 출신이고 최근 민심 흐름도 심상치 않아 12월 대선에서 이변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분류된다. 전날 안 후보의 정치 쇄신안을 놓고 정면충돌한 때문인지, 두 후보는 같은 기차를 타고도 서로를 외면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25일 하루 동안 대구·울산·부산·경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잇따라 참석하며 ‘영남벨트’를 누볐다. 문 후보는 이 지역을 필두로 28일에는 호남·충청지역, 다음 주 초에는 강원도 등 전국 16개 시·도 중 11개 지역 선대위 출범식을 소화하며 전국적인 세몰이에 나선다. 당 차원에서도 전날 국정감사를 마무리한 소속 의원들이 총력 지원체제에 돌입했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텃밭인 대구에서 지역주의 타파 의지를 피력했다. 대구시당·경북도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이번 주 초 발표한 정치개혁안 중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상세히 설명하며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4·11 총선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은 대구에서 23%, 경북에서 20%의 지지를 받았지만 대구·경북 의석 27개 중 단 1석도 얻지 못했다”며 “20% 넘는 시민들이 자기 대표를 내지 못한 것으로 득표비율대로 의석이 배분돼야 옳지 않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권역별 정당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면 영남에도 민주당, 호남에도 새누리당 의원이 나오게 돼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 취약지역인 영남에서 득표율에 따른 비례대표를 배분하겠다는 언급은 이 지역 당원들의 선거지원 동기부여를 고취시킬 수 있는 이슈다. 문 후보는 울산·부산·경남 선대위 출범식에서도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재차 주장했다.
‘문재인 펀드’가 출시 56시간 만에 목표액 200억원을 채운 데 탄력을 받은 듯 대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문 후보가 연설 때마다 “선거 56일을 남겨두고 56시간 만에 목표액을 채웠으니 대선에서 56%를 득표할 것 같다”고 말하자 각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한 수백명의 당원, 시민들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방을 주고받고 있는 새누리당 박 후보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그는 “NLL에 대한 새누리당과 박 후보의 주장을 보며 국정을 맡겨서는 안 될, 정말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세력이라는 걸 절감했다. NLL을 평화적으로 지키는데 남북 공동어로구역 설정보다 더 나은 방안이 있으면 제시해 보라”고 했다.
이날 4개 지역 선대위 출범식에는 그동안 국정감사로 선거운동에 앞장서지 못한 지역 의원들이 일제히 나와 문 후보를 맞이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울산·부산·경남 선대위 출범식에 나와 “12월 19일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대구·부산=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