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형씨 소환 표정] 골목 곳곳 바리케이드… 철통 경호속 출두

입력 2012-10-25 23:46


25일 오전 10시10분쯤 ‘피의자’ 이시형(34)씨가 200여대의 취재진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짧은 답변만 하고 서울 서초동에 마련된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시형씨를 태운 은색 카니발 승합차가 도착하자 경호원이 먼저 차에서 내려 6~7초간 주변 안전을 확인했다. 이어 시형씨는 이동명 변호사와 함께 경호원 호위를 받으며 포토라인으로 걸었다. 짧게 자른 머리에 갈색 뿔테 안경을 쓰고 짙은 감색 양복을 입었다. 인근 주민들 일부가 옥상에 올라 시형씨 소환 장면을 지켜봤다.

시형씨는 특검과 면담 없이 곧바로 5층 영상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특별대우 없이 100문항 이상의 신문사항에 대해 원칙대로 조사가 이뤄졌다고 한다. 특검팀에서는 검찰 출신인 이석수 특검보와 이헌상 부장검사가 번갈아 조사에 참여했다. 조사 때는 ‘피의자’ 호칭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형씨는 지난 주말부터 소환에 대비해 서울에 머물렀다고 한다. 시형씨는 낮 12시30분, 오후 6시50분 2차례 식사를 했다. 그가 조사받는 5층에는 점심때 볶음밥 6개, 저녁때 자장면 2개가 배달됐다.

시형씨 소환은 물샐틈없는 이중, 삼중의 경호·경비 속에 이뤄졌다. 근접경호는 청와대 경호처가 전담했다. 근접 경호원 1명은 특검 건물 내부에서 대기했다.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 100여명과 사복 경찰 30여명은 2선에 배치됐다.

경호처는 전날 밤부터 특검 사무실 주변 2블록을 통제했다. 특검 사무실이 있는 100여m 골목 양쪽 입구에는 경찰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특검 사무실 입구 옆 20여m 인도에는 1.2m 높이의 철제 바리케이드 20여개가 놓였다. 취재진 사이사이에도 사복 경호팀이 배치됐다.

경호원과 경찰은 골목 입구에 도열해 오전 7시15분부터 일반인 출입을 제한했다. 취재진도 미리 비표를 받아야 했다. AP 등 국내 주재 외신기자들까지 모두 400여장의 비표가 신청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침묵했다. 대통령은 전날부터 외부 공식일정도 잡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상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