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현금 400억 달러 보유… M&A 생각하면 침 고일 지경”
입력 2012-10-25 19:06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2)이 또 다른 초대형 인수·합병을 시사했다. 경기 침체와 주가 하락으로 허덕이는 기업들이 ‘사냥 목록’에 오를 수 있다는 의미로 그가 다시 한번 세계 경제에 구원투수로 나설지 주목된다.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인 버핏은 24일(현지시간) 미 CNBC 인터뷰에서 “인수·합병에 쓸 수 있는 현금 400억 달러를 갖고 있다”며 “(기업 인수를) 생각하면 침이 고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또 올해 기업 인수를 위해 200억 달러 규모의 협상 2건을 진행했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인수 희망자와 경쟁을 하기보다 인수 대상과 직접 협상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경쟁이 붙을 경우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마지막으로 성사시킨 ‘빅딜’은 지난해 초 97억 달러에 인수한 윤활유업체 루브리졸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기업 중 시가총액이 150억∼200억 달러인 회사는 식품업체 하인즈와 자동차부품업체 존슨 콘트롤즈, 에너지업체 콘 에디슨 등 75개다.
버핏은 이미 지난 5월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올해 200억 달러 규모의 인수에 실패하면 내년엔 금액을 300억 달러로 높이는 것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크셔의 시가총액은 2170억 달러에 달한다.
버핏은 이와 함께 내년 1월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버냉키 의장이 매우 훌륭하게 책임을 다했고 아직 그를 대신할 적임자는 없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요청하면 버냉키 의장은 현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버핏은 “세계 경기 둔화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미국 경제는 유럽보다 좋고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주거용 주택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버크셔의 주택 관련 자회사들이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이날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재차 확인한 3차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