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역발상 경영’ 중국시장서 빛보다

입력 2012-10-25 19:00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역발상’ 위기경영이 중국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질적 성장을 통한 내실경영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유독 중국 시장에서만큼은 공장 증설 등 양적 성장 카드를 빼든 것이다.

25일 현대·기아차 중국법인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에서 지난달 연산 40만대 규모의 3공장을 가동했고, 기아차는 지난 6월 30만대 규모의 3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기아차 중국 3공장이 완공되는 2014년에는 현대차 100만대, 기아차 74만대 등 총 174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물량 부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공장 증설을 요청하는 미국 현지법인의 요청에도 단호한 입장이었다”면서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중 오직 중국에서만 양적 성장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로 자동차 시장도 주춤할 것이라는 예측에도 이런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이런 방향은 정 회장의 역발상에 따른 것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지금 중국 자동차 시장을 놓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확고한 판단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중국 3공장 건설 판단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중국시장 점유율은 5%대로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2002년 말 중국사업을 시작한 지 4년 만인 2006년 누적판매 100만대에 이어 올해 2월에는 500만대를 돌파했다. 중국에서 연간 판매 기준으로도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섰다. 점유율도 계속 높아져 2010년 9.3%, 2011년 9.8%, 올 들어 9월까지 10.0%를 기록했다.

베이징현대는 연산 40만대 규모의 3공장 가동으로 연간 10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중국시장에서 연산 100만대에 이르기까지 상하이폭스바겐은 25년, 일기폭스바겐은 20년, 상하이GM은 13년, 동풍닛산은 20년이 소요되는 등 4개 메이커는 평균 19.5년이 걸렸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연산 100만대 달성을 10년으로 단축하는 당분간 깨기 어려운 기록을 달성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