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00원 붕괴… 수출 기업들 비상
입력 2012-10-25 19:03
13개월 만에… 1098.20원
원·달러 환율이 13개월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100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은 수출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가뜩이나 쇠약해진 우리경제에 치명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40원 내린 109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지기는 지난해 9월 9일(1077.30원) 이후 처음이다. 1100원이라는 숫자는 지난 10년간 환율 평균이다. 그만큼 1100원대 붕괴는 수출기업 등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이날 환율은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사이의 긴축시한 연장소식에 1103.40원으로 하락 출발했다. 위험자산(신흥국 통화) 선호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원화 수요가 증가했다. 이어 수출업체 네고 물량(달러 매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도까지 몰리면서 한때 1097.7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앞으로도 방향성은 원화 강세 쪽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내 수출기업은 환차손(환율 변동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외화자산 가치가 낮아지는 현상) 발생, 채산성 악화, 수출가격 경쟁력 약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기업 160곳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52.6%가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대외건전성이 양호해 일정 수준의 원화 강세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환율 변동성 수준, 하락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타격을 입거나, 외국 자본이 과도하게 들고 나는 상황은 막겠다는 생각이다.
김찬희 강준구 이경원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