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00원 붕괴] 전문가들 “하락 이제 시작”

입력 2012-10-25 21:44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시작국면’이라고 본다. 중장기적으로 환율이 더 내려간다는 전망이 대세다. 국내 금리가 선진국보다 높은데다 경상흑자 기조 유지 등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해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 붕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환율이 당분간 1050원 부근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25일 “기본적으로 원화가 절상되는 과정 안에 있다”며 “다만 환율이 떨어지는 속도가 문제”라고 말했다. 1년 내내 1100원을 웃돌던 환율이 연말을 코앞에 두고 급락하면서 시장에 주는 충격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부터 대내외 예측기관들은 올해 환율을 1050원 안팎으로 전망해 왔지만 시장에서 환율은 1100원대를 유지했었다.

환율이 추락하는 시점도 좋지 않다.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는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동시에 악화되면서 시장에 부담을 던져주고 있다. 이 팀장은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외국인 자금이 추가 유입될 것이 분명해 중장기적으로 환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이제 겨우 환율 하락 추세가 시작된 것이어서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원화 가치를 아직까지 낮다고 판단한다. 신용등급이 우수수 떨어진 유럽과 달리 일본의 신용등급을 추월할 정도로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 신뢰도는 탄탄하다. 둔화되고는 있지만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여전히 견고하다고 본다. 이 때문에 원화 표시 자산의 매력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막대한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로 유입되면 외환시장에 달러화가 대거 풀리기 때문에 환율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미국에 이어 일본 중앙은행이 추가 완화에 나서면서 달러 약세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 원화,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이경원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