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핵심빠져” “민의 반영”… 정치쇄신안 싸고 충돌 격돌

입력 2012-10-25 21:42

정치쇄신 문제를 둘러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측과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측의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현실을 모르는 정치인’(안철수)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하는 민주당과, ‘새로움에 저항하는 기성 정치집단’(문재인)으로 고착시켜야 하는 안 후보 등 양측 모두의 필요성 때문에 싸움은 단일화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에 토론까지 제안했다. 문 후보 캠프 ‘새로운정치위원회’ 정해구 간사는 25일 오후 영등포 당사 브리핑에서 “안 후보의 국회의원 축소와 중앙당 폐지 쇄신안은 당황스럽다”며 “도대체 어떤 배경에서 제안됐는지 양측 학자끼리라도 토론해보자”고 밝혔다.

문 후보 선대위 사령탑들도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가 말한 중앙당 폐지의 핵심은 공천권인데, 국민에게 어떤 방식으로 공천권을 돌려줄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박 후보는 라디오 출연 직후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신도림동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G밸리 최고경영자(CEO)포럼 행사장에서 안 후보를 만났다. 박 위원장이 “방금 전 라디오 사회자가 안 후보에게 단일화 문제를 물어보라고 하더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나 안 후보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아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인사말 차례에서 “우리 문재인 후보가 후보가 된 뒤 처음 찾은 곳이 이곳 구로구의 디지털밸리 단지”라며 현장에 없는 문 후보를 잔뜩 치켜세웠다.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안 후보의 쇄신책은 관전자적 진단”이라고 꼬집은 뒤 “얼마나 많은 선배들이 야당을 지켜왔는데 매도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 측도 쇄신안 비판여론에 굴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특히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국회의원 정원 감축안은 안 후보의 평소 소신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져 캠프 인사들도 쉽사리 ‘후퇴’를 언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안 후보의 쇄신안은 민의를 반영하는 정치를 만들고 민생을 살리라는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노력 아니냐”고 했다. 캠프 측은 논란이 확산되자 안 후보의 그동안의 쇄신 발언과 배경설명을 담은 자료를 배포했다. 개별적인 쇄신안을 물고 늘어지지 말고 정치권 개혁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주목하라는 취지에서 나온 자료다. 안 후보 캠프 정치혁신포럼 소속 정연정 배재대 교수도 CBS라디오에 나와 “‘안철수 현상’은 당이나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야권 원로들이 단일화 협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재야 원로모임인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될 때 두 후보가 힘을 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후보등록(11월 25∼26일) 전 단일화를 촉구했다.

손병호 엄기영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