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부·KCC “아! 옛날이여”
입력 2012-10-25 18:35
프로농구 전통의 강호 원주 동부와 전주 KCC가 나란히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부와 KCC는 24일 현재 1승4패로 공동 8위를 달리고 있다. 말이 공동 8위이지 그 밑으로는 팀이 없는 꼴찌다. 두 팀은 소위 우승을 밥 먹듯이 했던, 말이 필요 없는 프로농구의 절대 강자였다. 2008∼2009 시즌 이후 단 한 번도 4위 아래로 떨어본 적도 없다. 지난 시즌만 해도 동부는 정규리그 1위였고, KCC는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1년새 강호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동부는 전매특허였던 ‘질식수비’가 자동문으로 바뀌었다. 동부는 지난해 김주성, 윤호영, 로드 벤슨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트리플포스트를 앞세워 경기당 67.9점 실점이라는 짠물 수비를 펼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윤호영의 군입대, 벤슨의 LG 이적으로 트리플타워는 사라졌지만 삼성에서 이승준을 영입하며 김주성-이승준 더블포스트가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하지만 이승준이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며 동부의 질식수비에 구멍이 생겼다. 현재 동부의 경기당 실점은 82.8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KCC는 주전들의 공백이 너무 크다.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이 군입대하며 높이에서의 장점이 사라졌고, 팀의 야전사령관이었던 전태풍은 오리온스로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팀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추승균마저 은퇴한 상황이다. 양 팀의 사령탑은 각각 강동희(동부), 허재(KCC) 감독이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에 뛰어난 전술을 구사하는 두 감독이 난파하기 직전의 팀을 어떻게 잘 추스리고 자존심을 세울 지 관심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