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어린사자 3총사 알토란 활약… 용병술 빛나
입력 2012-10-25 18:35
류중일 삼성 감독은 24일 대구구장에서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르기 전 “도박 한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도박은 1군 무대 2년차인 이지영(26)에게 선발 마스크를 씌워 준 것이다. 도박은 또 있었다.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정형식(21)을 기용한 것. 류 감독은 위기 상황에서 신인 투수 심창민(19)을 마운드에 올려 세 번째 도박을 감행했다. 패기보다 경험이 우선시되는 한국시리즈에서 류 감독은 유망주들을 투입하는 도박으로 1차전(3대 1 삼성 승리)을 잡았다.
2008년 삼성에 신고선수(연습생)로 입단한 이지영은 지난해 1군에서 23경기를 뛰었으며 올핸 1군 54경기를 소화하며 기량이 크게 성장했다. 이지영은 1차전에서 선발투수 윤성환(5⅓이닝 4피안타 1실점)과 호흡을 맞춰 SK 타선을 요리했다. 1회 1사에선 2루로 도루하는 박재상을 잡아내 SK의 초반 공세를 막아냈다. 6회와 7회엔 SK 선두타자를 내보내고도 안정된 리드로 실점을 막았다. 7회엔 선두타자로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 대주자 강명구와 교체됐다. 강명구는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홈을 밟았다. 삼성이 2-0으로 앞서 있던 4회에 2루로 도루하는 정근우를 잡으려다 악송구를 해 실점하는 빌미를 제공한 게 유일한 흠이었다.
정형식은 이날 무안타에 그쳤지만 1회말 1사 후 SK 투수 윤희상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 이승엽의 투런 홈런 때 득점을 올렸다.
사이드암 투수 심창민은 팀이 2-1로 앞서 있던 6회초 1사 2루의 위기 상황에서 윤성환으로부터 마운드를 물려받아 SK 중심 타선인 최정을 좌익수 플라이로, 이호준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 류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경험은 없지만 다음 세대 주전포수니까 이지영도 큰 경기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런 경기를 한 번 해봐야 진짜 선수가 되는 것이다. 심창민도 마찬가지다.” 눈앞의 승리보다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류 감독의 말이다. ‘삼성의 미래’는 한국시리즈라는 자양분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대구=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