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기자경력 30년 고수, 신문편집을 파헤치다… ‘편집은 끝났다-이제 편집을 편집하자’

입력 2012-10-25 18:16


편집은 끝났다-이제 편집을 편집하자/한인섭(한국편집연구소·3만6000원)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의 탄생은 모순이다’라고 독백한다. 그리고 책의 제목조차 신문제목 뽑듯이 ‘편집은 끝났다-이제 편집을 편집하자’라고 역설적으로 달았다. 온라인 매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편집의 격이 떨어지는 세태에 대한 안타까움과 편집은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라는 강력한 암시를 ‘편집은 끝났다’는 두 단어에 담은 것이다.

이 책에는 국민일보를 비롯해 국내 유수의 일간지에서 30여년을 편집기자로 명성을 날린 저자 한인섭의 편집 노하우와 생각이 세밀화처럼 그려져 있다. 특히 신문편집의 잘못된 예, 편집기자가 놓쳐서는 안 될 감각, 취재기자나 사진기자가 가져야 할 편집감각 등에 대해 날카롭고 선연하게 설파한다. 아울러 편집이 왜 신문의 중심에서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지를 체득적으로 보여준다.

토씨 하나가 의미의 강도를 바꾼다는 ‘편집 DNA’의 뿌리를 새삼 일깨우고 있는 이 책은 저자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자연수프로그램을 통해 6년 동안 강의한 내용을 기초로 했다. 신문에 나온 실제 지면을 비교평가의 기준으로 삼은 데다 저자의 글 솜씨도 맛깔스러워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박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