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서 단백질 생산 조절 원리, 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입력 2012-10-25 01:23
줄기세포에서 단백질 생산이 조절되는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서울대 생명과학과 김빛내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린28(LIN28)’이라는 단백질의 기능을 밝힌 논문을 25일 새벽(한국시간)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인 ‘셀(Cell)’ 온라인 속보로 발표했다.
연구팀은 린28이 사람 단백질 3만5000종 가운데 7000종을 생산하는 세포 내 소기관인 조면소포체의 전체 단백질 생산을 직접 억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는 린28이 마이크로RNA를 통해 줄기세포의 성질을 간접적으로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던 학계의 기존 통념을 뒤집는 것이다.
린28은 줄기세포 치료의 핵심기술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생산에 사용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인 영국 케임브리지대 존 거던 교수와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의 주요 연구 업적인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수정란이나 난자를 사용하지 않아 윤리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따라서 린28이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원리를 완벽하게 알아낸다면 줄기세포의 이해와 관련 질병 연구에 새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줄기세포에 강한 자외선을 쬐어서 단백질과 RNA를 엉겨 붙게 한 다음, 이 RNA에 담긴 정보를 읽어내는 방식으로 린28이 조절하는 RNA 전체를 일괄 조사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린28이 배아의 초기 발달 과정에서 세포 전체의 균형을 조절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린28 단백질의 조절 원리를 밝혀냄으로써 줄기세포 제어와 대사질환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