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음악의 힘으로 세계의 벽 허물어”… 반기문 총장, 유엔본부서 함께 말춤 추며 격려

입력 2012-10-24 20:36

반기문 유엔 사무총창과 가수 싸이가 미국의 유엔 본부에서 함께 말춤을 췄다. 배석자들이 반 총장에게 말춤을 가르쳐 주라고 하자 싸이는 “(반 총장이) 추실 줄 알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에 반 총장이 “긴장되니 시키지 말라”며 손사래를 쳤으나 결국 취재진 앞에서 말춤을 추고 말았다.

두 사람은 23일(현지시간) 반 총장 사무실에서 만나 격려와 감사의 인사를 나눴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홍보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싸이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넘버원과 넘버투를 보고 계신다”고 취재진에게 인사했다.

반 총장은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이전까지는 당신이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었지만 이제는 아닌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 말을 듣고 약간 질투심이 생겼지만 서운하지는 않았다”며 싸이를 자랑스러워했다. 이어 “싸이가 쿨(cool)하고 에너제틱(energetic)해서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위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어 “싸이가 음악의 힘으로 세계의 벽을 허물었다”며 “어려운 타협이 진행되는 유엔에서 ‘강남스타일’을 틀어주면 사람들이 좀 더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싸이가 ‘유엔스타일’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싸이 또한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빌보드 차트에서 처음 2위에 올랐을 때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처럼 뜨거운 반응을 느꼈지만 계속 2위에 머무르자 반응이 줄었다”며 “지난주에도 2위를 해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피해 왔다”고 말했다. 싸이는 빌보드 메인차트인 ‘핫 100’에서 지난주까지 4주 연속 2위를 지켰다.

반 총장은 지난 9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몇 번이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봤다”며 “놀라운 일이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싸이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었다.

한편 이에 앞서 오스트리아 출신 초음속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도 반 총장을 만나 스카이다이빙 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밝혔다.

반 총장이 39㎞ 성층권 경계에서 초음속 고공낙하를 한 바움가르트너의 쾌거에 대해 감탄하며 한 번도 스카이다이빙을 해본 적 없다고 하자 즉석 제안을 한 것. 바움가르트너가 “드디어 기회가 왔다”며 “스카이다이빙을 가르쳐드리겠다”고 말했지만 반 총장은 강습에 대한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