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 3호선 ‘목간’에 담긴 삼별초의 비밀… 역사스페셜 ‘목간 37점의 비밀’
입력 2012-10-24 19:28
역사스페셜 ‘목간 37점의 비밀’(KBS1·25일 밤 10시)
2009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인양된 고려시대 선박 마도 3호선. 제작진은 이 배에서 발견된 목간(木簡) 37점에 주목했다. 배의 침몰 시기와 목간에 나타난 화물 수취인 이름 등을 종합한 결과 무신정권 막바지의 김준 정권과 그 측근들에게 보내는 화물을 실은 배로 밝혀졌다. 수취인이 적힌 목간은 요즘으로 치자면 택배 배달 주소지라고 보면 된다.
선적 화물은 홍합과 전복을 재료로 한 젓갈, 고급 한약재인 사슴뿔 등이었다. 귀족들의 먹을거리를 개경을 향해 싣고 가다가 침몰한 것이다.
제작진은 그 목간 가운데 ‘우삼번별초도령시랑댁상(右三番別抄都領侍郞宅上)’에도 주목했다. 상어뼈가 들어 있던 상자와 함께 발견된 이 목간에는 기존 문헌에 없었던 삼별초의 세부조직과 운영 실체를 말해 주는 기록의 단초가 담긴 것. 군제사 연구가 등을 통해 고려 무신정권의 본질과 몽골군에 끝까지 투항하지 않았던 군대 삼별초의 관계를 추적한다.
지금까지 고려시대 배는 완도선, 달리도선, 십이동파도선, 안좌선, 대부도선, 태안선, 마도 1·2호선 등이 발견됐으나 마도 3호선처럼 배 저판은 물론 좌·우측 외판이 원형에 가깝게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돛대 하부 구조까지 발견된 것도 전통선박 수중 발굴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제작진은 마도 3호선의 선수와 선미, 돛대 조각 등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해 온전한 배의 형태도 보여준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