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임시정전안 합의”… 정부軍 빵집 폭격 20명 사망

입력 2012-10-24 21:58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시리아 담당특사는 이슬람권 최대 명절인 희생제 ‘이드 알 아드하’ 기간 동안 정부군과 반군이 임시 정전안에 합의했다고 24일 밝혔다. 그러나 희생제를 앞두고 알레포의 빵집에 폭격이 발생, 최소 20명이 사망하면서 정전안이 실제 실행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브라히미 특사는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금명간 휴전을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의 휴전 이행 여부를 감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임시 정전안이 논의되는 가운데서도 알레포의 한 빵집에서 발생한 미사일 폭격으로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하나노 지구의 ‘알 주라’ 빵집에 터진 미사일 폭격 소식은 23일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알려졌다. 폭격이 끝난 후의 잔해를 촬영한 영상에는 토막 난 시신이 흩어져 있다. 갓 구운 빵들이 차곡차곡 쌓인 운반대는 시신 사이에 있다. 구조 요원이 소리를 지르며 시신을 트럭과 택시로 운반하고 있으며, 소녀를 비롯한 어린이 시신도 눈에 띈다. 부상자는 최소 30명이다.

아사드 정권에 대항한 폭동의 주요 거점인 시리아 북쪽의 알레포에는 석 달 가까이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빵집 폭격은 반란자들을 굶게 하고, 반란자들에 동정을 가졌던 시민들도 정권에 복종하게 만들기 위한 조처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공포를 조장하는 것이다.

알레포 인근에 거주하는 활동가 아부 알 하산은 뉴욕타임스와의 스카이프 통화에서 대다수 사망자는 빵집 종업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군의 공격 목표가 해당 빵집인지, 대형 곡식 창고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빵집은 대형 창고 내에 있다. 정부군은 이전부터 병원과 곡식 창고 등을 겨냥해 주민들의 기근을 야기해 왔다. 하산은 “정부군의 미사일 공격은 부정확하며 건물에 마구잡이로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시리아의 반체제 인사들은 그러나 희박한 휴전 가능성과 아사드 정권의 신뢰성 부족을 지적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