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銀 고금리 장사… 카드 현금서비스 고객 78% 수수료 연 24% 이상 물어
입력 2012-10-24 18:50
외국계 은행들이 현금서비스에서도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은행 현금서비스 이용 고객 10명 중 8명꼴로 연 24%가 넘는 고금리를 물고 있다.
현금서비스 수수료(이자)는 카드사·은행별 개인 신용등급 평가결과에 따라 다르다. 외국계 은행이 국내 카드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야박하게 신용등급을 매기고, 높은 금리를 물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가운데 78.28%가 연 24∼30%에 달하는 이자를 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씨티은행은 이 비중이 76.72%에 이르렀다. 연 14% 미만의 저금리를 적용 받는 현금서비스 이용고객은 SC은행의 경우 전체 현금서비스 이용고객 가운데 0.04%, 씨티은행은 1.89%에 불과했다.
반면 국내 카드사 현금서비스 이용고객 가운데 연 24%를 넘는 고금리 적용 회원은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전업계 카드사 중에 신생회사인 하나SK카드만 52.95%를 기록했다. 심지어 비씨카드는 현금서비스 이용 고객 중 23%만이 연 24% 이상의 이자를 내고 있다.
외국계 은행은 고객에게 ‘이자 폭탄’을 매기면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분기 기준으로 카드 수수료 수입에서 현금서비스 수수료(이자수입)가 차지하는 비중은 SC은행이 25.91%, 씨티은행은 25.29%나 됐다. 국내 카드사의 경우 현금서비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21.08%에 그친다. 비씨카드의 경우 이 비중이 19.16%다.
금융권에서는 외국계 은행의 ‘고금리 장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은 신용카드 리볼빙서비스 이용 고객 중 80%에 연 26%가 넘는 이자를 매기는 등 탐욕적 영업 행태가 심각하다”며 “국내 카드사는 금융당국 눈치를 봐야 하지만 외국계 은행은 오직 수익만을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