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잇따른 전산장애 사고… 금융사 거액 거래 차질 빚어
입력 2012-10-24 18:50
한국은행이 운영하는 전산망에서 두 차례 장애가 발생해 금융회사의 거액 거래 등에 차질을 빚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하루 결제금액은 207조원에 이른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정성호 의원에 따르면 지난 7월 4일 한은 금융망(BOK-Wire+)의 일부 업무에 장애가 발생했다. 한은 금융망은 우리나라 금융회사끼리의 지급결제시스템이다. 금융회사 간 콜거래, 증권·외환매매대금 등을 실시간 결제하는 국내 유일 거액 결제시스템이다.
그러나 이날 오전 9시 시장이 열리고서도 ‘수신업무 개시거래 수행오류’가 발생해 서버를 통한 금융망 수신업무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날 있었던 업무 프로그램 수정작업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장애 현상은 20분 뒤에야 정상 복구됐다.
이에 따라 20분간 금융회사 거액 거래가 마비됐다. 장애가 길어졌다면 전체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도 있었다. 이 금융망을 이용한 하루 평균 거래액은 지난해 말 기준 206조8000억원에 달한다.
한은은 “해당 시간대는 통상 거래가 없는 시간대라 실제 결제업무에 영향은 없었다”면서 “서버가 아닌 전용단말기로는 거래가 가능했다”고 해명했다.
한은 전산망은 지난 6월 11일 국고채 3년물의 일부 이자를 지급하는 과정에서도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고채 이자를 지급하려면 이전 지급일로부터의 날짜를 계산해야 하는데 직전 이자 지급일 정보가 전산망에서 삭제된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한은이 지급한 총 269건, 2조7429억원에 이르는 이자 가운데 1건, 63억원의 지급이 오후 3시까지 지연되기도 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