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安 가족 반칙·특권” “朴 집권땐 유신 부활” 난타전
입력 2012-10-24 18:40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아들은….”(새누리당 김무성 총괄본부장·중앙선거대책본부 회의)
“며칠 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라디오 연설)
여야의 ‘말’에 상대 후보를 직접 거론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대부분 ‘네거티브’ 범주에 넣을 만한 비난과 비방이다. 자기 후보와 정책의 홍보는 어느새 뒷전으로 밀렸다. 대선을 50여일 앞둔 24일 정치개혁을 부르짖는 여의도의 현주소다.
◇흠집내기 고공전=새누리당 김무성 총괄본부장은 여의도 당사 회의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에서 복지 확충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묻는 질문에 ‘능력대로 내고 필요한 만큼 쓰자는 이야기가 있던데’라고 했다”며 “이는 마르크스가 공산주의를 주창하며 사용한 슬로건으로 위험하고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와 정책 경험이 전무한 안 후보가 연구실 의자에 앉아서 편향된 지식만으로 고안한 복지시스템”이라며 “이런 시스템은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할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또 “문 후보 아들은 입사에서, 안 후보 부인은 교수 임용에서 특권과 반칙이 있었다. 야권 후보 단일화는 자질과 능력이 부족한 두 부실후보의 합작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회의 공개발언에서 박 후보는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라디오 연설에서 “박 후보가 집권하면 우리나라는 40년 전 독재시대로 퇴행하고 ‘박근혜 공화국’이 되는 것”이라며 “한마디로 유신의 부활”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측근비리가 창궐하고 과거 비리로 물러난 사학재단이 모두 복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을 예로 들며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 강탈이 범죄라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사법부 판단을 왜곡해 국민의 억장을 무너뜨렸다. 집권여당 대선후보로서 심각한 흠결”이라고 강조했다.
◇국감도 네거티브로 마무리=19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사실상 마지막인 이날까지도 정치공방전으로 전개됐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에 대한 설전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참여정부 정책보좌관 시절 ‘NLL을 조금이라도 변경할 경우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초래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기고문을 썼다. 당시 정권이 NLL 포기에 대한 공론화 방침을 정했던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우리가 NLL을 양보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 새누리당이 정치 공세를 펼치는 것은 오히려 북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반국가적 이적행위”라고 반박했다. 이에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통일부가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기록은 갖고 있지만 2007년 회담 대화록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제기하는 NLL 의혹에 대해 “대통령 지정 기록물 같은 기밀이 흘러나간 것은 국가정보원 등 정보기관이 개입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명박 정부와 여당 사이에 커넥션이 있어 비밀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제보가 접수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국감 기간 파행을 거듭했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정수장학회 문제를 논의할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정수장학회가 MBC의 공영성을 원천적으로 무력화하려는데 왜 문방위 소관이 아니냐”며 “최필립 이사장을 출석시켜 따져야 한다”고 따졌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MBC 지분을 가진 주주까지 문방위 소관이라는 논리로 가다가 박 후보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들먹인다”며 반발했다.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1만8000원이던 안랩 주가가 16만원으로 폭등했고 안 후보는 이 과정에서 얻은 시세차익으로 자선 기부를 했다”며 “안 후보가 지금까지 기부한 930억원의 출처는 100% 개미(투자자)들의 피눈물 나는 손실금”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특정 주식이 급등할 때 대주주의 주식 매각을 제한하는 ‘안철수 정치테마주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