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평등 지수, 중동·아프리카 수준… 135개국 중 108위 바닥권

입력 2012-10-24 18:42

한국사회의 성평등 지수가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 격차에 관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평등 점수는 0.6356점으로 조사 대상 135개국 가운데 108위를 차지했다.

WEF가 매년 발표하는 이 보고서는 경제참여율 및 기회, 정치적 권한, 교육정도, 건강·생존 지수 등 4개 지표를 합산해 나라별 순위를 선정한다. 한국은 여성 경제참여율과 참여기회 지수에서 116위, 정치적 권한 지수에서 86위, 교육정도 지수에서 99위, 건강·생존 지수에서 78위를 차지했다. 각 지표는 여성 각료 수, 신생아 성비, 임산부 사망자 수 등 14가지 세부 사항을 합산해 산출된다. 한국의 지난해 순위는 107위로 올해와 비슷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순위의 국가들은 아랍에미리트연합(107위) 쿠웨이트(109위) 나이지리아(110위) 바레인(111위) 등 대부분 중동·아프리카의 이슬람 국가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조사 대상 24개국 중에서도 20위로 필리핀(17위) 스리랑카(39위) 몽골(44위) 방글라데시(86위) 등보다 성별에 따른 불평등이 심한 국가로 평가됐다. 중국은 69위, 일본은 101위였다. 1∼3위는 북유럽 국가인 아이슬란드 핀란드 노르웨이가 각각 차지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여성 이사진 쿼터제는 회원국 상당수의 반대로 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쿼터제에 대한 표결은 당초 23일 유럽위원회 회의에서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회원국 상당수의 반대로 논의가 다음달로 연기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7개국 중 영국 네덜란드 등 9개국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8개국은 반대하거나 기권할 예정이었다.

비비안 레딩 EU 법무담당 집행위원은 지난달 유럽 상장기업들이 2020년까지 이사진의 40% 이상을 여성으로 구성토록 하는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그는 이날 “40%를 할당하는 방안에 대한 각국의 이견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