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이인제, 15년 유랑끝 친정으로
입력 2012-10-25 00:55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가 15년의 정치적 유랑 끝에 신한국당을 승계한 새누리당의 품에 안길 것으로 보인다.
선진당은 2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올해 대선에서 독자적인 후보를 내지 않고 새누리당과의 연대를 추진키로 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우리 당은 노선이나 가치가 같고 나라의 안정과 국민 행복을 위해 손잡을 수 있는 세력·후보와 연대하려 한다”며 “새누리당과의 연대를 논의해 왔고 결론을 낼 때가 왔다”고 밝혔다. 그는 “연대 방법이나 시기에 대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최고위원과 소속 의원들도 새누리당과의 합당 및 연대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만나 조속한 시일 내 합당키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선진당은 새누리당과의 합당·연대 협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양당 합의 결과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 당무회의를 개최, 합당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을 방침이다. 이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합당인지, 연대인지 아직 완전하게 결정이 안 됐다”며 “빠른 시일 내 최종 결정해 발표할 것이고 양당이 (합의사항을) 당론으로 결정해야 법적 절차가 끝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당 합의는 빠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선진당은 새누리당과의 합당 및 연대 전제조건으로 과감한 정치개혁 실시, 충청권 최대 현안인 세종시 및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성공적 추진, 해양수산부 부활 및 김해공항의 가덕도 이전 등의 대선 핵심 공약 채택을 주장했다.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양당은 사실상 합당 국면에 들어갔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새누리당과의 합당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달 내 당무회의에서 의결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양당이 합당하면 이 대표는 통일민주당→민주자유당→신한국당→국민신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자유민주연합→국민중심당→민주당→통합민주당→자유선진당→선진통일당→새누리당으로 12번의 당적변경 기록을 세우게 된다.
아울러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 당시 신한국당 당내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패한 뒤 불복하고 탈당한 이후 15년 만에 다시 신한국당을 승계한 새누리당에 몸담게 된다. 이 대표는 87년 통일민주당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13대부터 여섯 차례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에 당선됐고 대선은 15대와 17대 두 차례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