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가족의 힘을 회복하자

입력 2012-10-24 18:09


가족관계를 표현하는 단어들 중에는 ‘천륜(天倫)’이 있다. 본인이 원해서 맺은 관계가 아니라, 하늘이 맺어준 관계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당사자들의 동의가 필요한 자발적 관계인 부부관계조차, 동서양을 막론하고 하늘 또는 신적인 존재가 개입하여 이루어졌다고 믿어왔다. 따라서 가족관계로부터 생기는 책임과 의무에는 조건을 달 수가 없으며, 가족관계는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이며 시작이 된다.

그런데 최근 가정 내의 폭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하늘이 맺어준 관계이며 인간관계의 첫걸음인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다. 천륜의 근간인 부모자녀 간에도 성폭력이 자행되고, 자신의 피붙이를 향하여 살인조차 서슴지 않는 현실을 단순히 사회경제적인 문제나 일부 사이코패스의 정신적 특성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최근 사회경제적 환경의 악화와 정신병 환자들의 급증이 가정 내 폭력을 부추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각 가정을 위한 교육과 상담의 부재(不在)라고 볼 수 있다. 올바르고 유익한 가족관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교육과 상담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난 23일 출간된 ‘가족력(力)’(한국아동상담센터 부원장 김성은 지음)은 “가족력의 90%는 ‘부모 되기’에 달렸다”고 주장한다. 즉 부모가 바른 부모노릇을 할 때, 가정은 이 세상의 험난한 풍파 속에서도 깨지지 않고 버틸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지난 21일 방영된 SBS 스페셜 이혼수업은 이혼이라는 최악의 경우에도 부모가 자녀교육을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이처럼 부모는 건강한 가정의 기초로서 가족의 회복과 성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우리 가정들의 건강하고 밝은 미래를 위하여, 부모들을 위한 교육과 상담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외부의 전문적인 교육 및 상담기관들이 개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범법행위의 구체적인 증거가 없고, 당사자들이 개인적인 일이라며 외부의 개입을 거부하는 이상 사실상 외부기관들이 가정 내의 문제들에 대하여 간섭할 현실적인 방법은 없다. 또한 사법기관이 모든 가정 문제들에 일일이 개입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많은 한국교회들도 가족, 특히 부모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교회의 가족 프로그램들이 외부기관들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회는 무엇보다도 각 가정이 ‘말씀공동체’로 변화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성경은 ‘부모 되기’의 시작이 가정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각 가정을 따분한 수업교실로 만들라는 뜻은 아니다. 이것은 자녀에게 편협한 부모의 인생철학을 강요하지 말고, 창조적이며 광활하신 하나님의 뜻과 생각을 가르치라는 뜻이다. 부모나 자녀가 자신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멈추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 때, 진정한 가정의 회복은 물론 새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가 있다. 진정한 가족력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나온다.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