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아사왕의 교훈

입력 2012-10-24 18:04


역대기하 16장 7∼10절

유다를 41년간 통치한 아사는 모든 이방종교의 산당을 헐고, 우상을 섬긴 태후를 폐위시키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런 아사를 역대기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일, 올바른 일을 하였다”(대하 14:2)고 호평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마지막 6년은 전쟁에 휘말리는 혼란이었고, 바른 말을 외면한 독재였으며, 불신앙의 모습이었습니다. 급기야는 발에 병을 얻어 2년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왜 그리되었을까요. 역대기서가 예리하게 꼬집는 아사의 3가지 문제점을 삶의 교훈으로 삼고자 합니다.

첫째, 조급하면 실패합니다. 가데스를 떠나 가나안으로 향하던 이스라엘이 에돔왕 때문에 길을 돌아가게 되자, 마음이 조급해져서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했습니다(민 21:4). 그 결과 불뱀에 물려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조급증은 이렇게 남을 원망하다가 결국은 자신도 망하게 만듭니다.

블레셋과의 전투(삼상 13장)에서 마음이 조급해진 사울은 자신이 직접 번제를 드리다가 하나님의 버림을 받았는데 아사는 그런 조급증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아사는 이스라엘의 바아사가 유다를 침공하려고 남북 교류를 단절하자 다급한 나머지 성전 창고의 은금을 시리아로 보내 원군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을 물리쳤고 그 전리품으로 방위시설들을 보수할 수 있었습니다. 성공한 전략 같았고 잘한 일 같았습니다. 그러나 역대기는 그 일을 어리석었다고 적었습니다. 과거 에티오피아나 리비아의 침공을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으로 해결하였던 아사가 이스라엘의 침공에는 시리아를 의지하는 불신앙을 보였던 것입니다. 위급할수록 심호흡을 하는 여유와 어려울수록 주님을 굳게 붙드는 믿음을 간직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마음의 품이 커야 합니다. 압살롬의 반역으로 피난길에 오른 다윗은 시므이라는 청년의 저주를 하나님의 축복으로 바꾸는 품이 큰 모습을 보여줬습니다(삼하 16장). 그런데 아사에게는 그런 큰 품이 없었습니다. 아사는 시리아를 의지한 불신앙을 하나니가 문제 삼았을 때 화를 내며 하나니를 투옥시켰고 바른말 하는 백성들을 학대했습니다. 그런 아사에게 백성들의 마음과 주님의 은총이 머물 리가 없었습니다. 충고를 받아들이고, 상대를 품는 넓은 마음이 신앙인에게 정말 필요합니다.

셋째, 시종여일해야 합니다. 그동안 잘 달려온 아사가 말년에 신앙의 페이스를 잃고 말았습니다. 그런 아사를 역대기는 ‘아플 때도 그는 주를 찾지 않고 의사들을 찾았다(대하 16:12)’고 혹평했습니다. 우상타파 경제성장 도덕재무장으로 나라를 태평성대로 이끌었으며, 백성에게 존경받고 주님의 사랑을 받았던 아사의 신앙이 말년에 흔들리고 만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광야 40년 동안 보여주었던 변덕은 하나님과 모세를 가슴 아프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변덕스런 모습을 아사가 보이고 만 것입니다. 바울은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오직 주님만을 목표삼아 달려가겠다’고 했습니다(빌 3:12이하). 이런 시종여일한 신앙이 정말 아쉽기만 합니다.

“주님께서는…전심전력으로 주님께 매달리는 이들을 힘 있게 해주십니다.”(대하 16:9)

유원규 서울 한빛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