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한국대표 평균연령 20.6세

입력 2012-10-24 18:02


한국·중국·일본 삼국의 연승대항전으로 펼쳐지는 제14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1차전이 부산 농심호텔에서 시작됐다. 지난 15일 추첨식을 시작으로 16∼19일 펼쳐진 이번 농심배는 선수 구성부터 파격적이었다. 한국의 국가대표 평균 나이는 20.6세. 랭킹 1위 박정환(19) 9단을 필두로 3위 최철한(27) 9단, 4위 김지석(23) 8단, 23위 이동훈(14) 초단, 33위 이호범(20) 3단이 선발됐다.

박정환은 예선전에서 김승재 5단에게 패하며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후원사 시드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표팀 맏형인 최철한은 농심배 6번째 출전으로 대회 경험이 풍부하며, 지난 12회 대회에서는 막판 4연승으로 한국 우승을 결정지은 만큼 이번에는 후배들을 잘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 세 번째 출전인 김지석 역시 농심배에서 7승2패의 성적을 보이며 연승전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변수는 이호범과 이동훈. 만 14세 나이로 농심배 최연소 본선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운 이동훈은 예선전에서 강유택 5단과 나현 2단을 꺾고 이창호 9단마저 넘어서며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어린 기사인 만큼 아직 큰 시합 경험이 없는 것이 변수이다. 안국현 3단, 허영호 9단, 백홍석 9단을 물리치고 올라온 이호범 역시 세계대회 첫 본선 진출로 어느 정도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중국은 전기 대회 4연승으로 우승의 주역을 맡았던 탄샤오 7단과 전기 3연승을 차지하며 우승을 결정지은 셰허 9단을 필두로 장웨이지에 9단, 천야오예 9단, 왕시 9단으로 최강팀을 꾸렸다. 이번 세 팀 중 가장 새로운 변화를 보인 건 단연 일본팀이다. 유일하게 이름이 알려진 다카오 신지 9단을 빼고 나머지 4명은 이름도 생소한 기사들로 배치했다.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 안자이 노부아키 6단, 후지타 아키히코 3단, 이다 아쓰시 3단 등으로 최근 신예기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국가대표로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의 부진을 씻기 위한 일본의 승부수가 어떻게 통할지 관심이 주목됐다.

16일 시작된 첫 판에서는 중국의 탄샤오가 일본의 다카오 신지를 꺾은 데 이어 한국의 첫 번째 주자 이동훈마저 제압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연이어 펼쳐진 3국에서도 일본의 이다 아쓰시를 손쉽게 이기며 1차전의 독주를 보여주었다. 19일 펼쳐진 1차전 마지막 4국. 한국의 이호범이 출격했다. ‘리틀 이세돌’로 불리는 이호범은 불리한 바둑을 끝까지 끈질기게 버티며 상대의 실수를 틈타 역전에 성공했다. 총 규모 10억원에 우승상금 2억원인 농심배 2차전은 11월 26일∼12월 1일 중국 베이징에서 계속된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