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음식의 무한 변신… 프리미엄 라면 뜬다
입력 2012-10-23 19:10
농심이 신라면블랙을 재출시하면서 고가 라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농심은 싸이가 신라면블랙컵의 새로운 광고모델이 되면서 해외 시장에서 큰 반향을 얻자 신라면블랙의 판매를 재개한다고 23일 밝혔다. 과대광고, 비싼 가격 등이 논란을 일으키며 지난해 9월 국내 판매를 중단한 지 1년2개월 만이다.
이번에 판매 재개되는 신라면블랙은 첫 출시 당시보다 나트륨 함량이 줄었고 사골국물 함량은 높아졌다. 가격은 1500원으로 지난해 1600원에 출시했던 것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고가 정책을 유지키로 했다. 농심은 출시 당시 높은 가격 때문에 비난이 일자 1600원에서 1450원으로 가격을 내렸지만 원가구조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내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지난해 신라면블랙이 비싼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같은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고가 라면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신라면블랙의 매출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가 라면이 인기를 끄는 것은 ‘웰빙’과 ‘색다른 맛’에 대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풀무원이 건강한 라면을 표방하며 지난해 말 출시한 ‘자연은 맛있다’는 개당 1400원대에 판매되고 있지만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자연은 맛있다’ 시리즈 중 지난 7월 출시된 ‘꽃게짬뽕’은 판매 2개월 만에 200만개 이상이 팔려나가며 31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자연은 맛있다’의 경우 면발을 기름에 튀기는 대신 ‘바람건조공법’으로 고온에서 단시간 건조시켜 식감을 차별화했다”며 “‘자연은 맛있다’를 통해 2013년 650억원, 2014년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이 최근 선보인 호면당 호해면, 차오차이, 게살야채탕면, 얼큰특면, 돈사골탕면 등 프리미엄 라면 5종은 편의점 기준으로 1800원이다. 이들은 삼양식품이 운영하는 세계 면요리 전문점인 호면당의 대표 메뉴 5개를 라면으로 제품화한 것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고가 라면은 비난을 받으면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맛을 추구하는 고가 신제품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