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절세상품이 대세… ‘즉시연금’ 인기몰이
입력 2012-10-23 18:59
목돈을 어느 금융상품에 투자할지 고민이던 직장인 최정식(43)씨는 얼마 전 서둘러 은행을 찾았다. 연내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즉시연금’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최씨는 “금리가 엄청 떨어져 마땅한 상품은 눈 씻고 봐도 없다”면서 “즉시연금은 세금 부담이 없는 데다 노후 대비도 할 수 있어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재테크를 할 만한 투자처가 사라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세금 아끼기’가 새로운 재테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거둘 수 있는 수익이 적다면 세금을 줄여서 이익을 보겠다는 계산이다. 세금을 깎아주는 금융상품은 점차 줄어들고 있어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재테크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상품은 단연 즉시연금이다. 보험 상품인 즉시연금은 한번에 목돈을 낸 후 매월 원금과 이자를 연금처럼 받을 수 있다. 4%대의 이율은 시중금리보다 높다.
여기에다 즉시연금은 비과세 혜택이라는 최대 장점을 갖고 있다. 가입 후 10년 이상을 유지하면 장기저축성보험으로 분류돼 이자소득세(15.4%)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즉시연금의 비과세 혜택은 올 연말 사라진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즉시연금의 비과세 혜택을 폐지키로 했다.
예·적금 상품 중에서는 올해 말까지 가입하는 사람에게 한정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무주택자나 85㎡ 이하 1주택 소유자가 가입 후 7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적용을 받는다. 내년부터는 비과세 혜택이 없어진다. 또 신설된 세제 혜택 상품인 재형저축과 장기펀드 가입 요건에 해당한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2015년 이전에 계좌를 개설해두는 것이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비과세 상품에 가입하는 것보다 절세라는 관점에서 자산을 분배해 한꺼번에 많은 소득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지금은 4000만원 이상이지만 내년부터는 3000만원 이상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이윤재 책임연구원은 “소득이 분산 지급되는 상품을 활용해야 한꺼번에 많은 소득이 과세대상에 포함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며 “세제 혜택을 주는 금융상품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만큼 서둘러 가입 가능한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 상품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