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중 1명 “돈 굴릴데 마땅찮아… 예·적금에 묻어둘 것”

입력 2012-10-23 22:10


국민일보, 재테크 패턴 1000명 설문 의뢰해보니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실질적인 재테크가 실종하고 있다. 여윳돈이 생겨도 단순히 은행의 저금리 예·적금에 넣어두겠다는 투자자가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보다 훨씬 많다. 경제활력에 따른 과감한 투자보다는 잔뜩 움츠린 채 안정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여윳돈 생기면 은행 예·적금=23일 국민일보가 모바일리서치 전문회사 ‘오픈서베이’에 설문조사를 의뢰한 결과 대부분 투자자들은 저금리·저성장 국면에서 아예 특별한 재테크를 시도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유자금이 생긴다면 어느 금융상품에 투자할 것이냐는 질문(복수 응답)에 절반 이상인 52.87%가 예·적금 등 기존 은행 상품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어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33.51%였다. 펀드를 매수하겠다는 응답자는 28.40%, 주식에 직접 투자하겠다는 응답자는 21.91%에 그쳤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이슈인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한다는 비율도 7.77%에 머물렀고, 각종 채권(9.04%), ELS(주가연계증권·6.70%), 기타 파생상품(2.66%)의 선호도도 초라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2%대지만 투자 대안이 딱히 없어 투자심리가 나빠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5차례나 4조원 미만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6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1일까지 23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던 국내 주식형 펀드는 지난 17일부터 다시 순유출을 이어가고 있다.

◇고수익 기대 안해… 은행 신뢰도 으뜸=투자심리가 꺾인 투자자들은 금융회사를 선택할 때도 고수익보다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주거래 금융회사에 대체로 만족한다는 응답자 중 ‘높은 수익률’을 근거로 내세운 사람은 5.20%에 불과했다. 그보다는 안정성 때문에 현재 금융회사에 만족한다는 응답자가 절반 정도인 49.86%로 월등히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거래 금융회사에 불만족한다고 밝힌 사람 중 62.77%는 ‘낮은 수익률’ 때문에, 12.55%는 ‘불안정한 수익률’ 때문이라고 답했다.

연령대별로 60대 이상 고령층은 금융회사 선택에서 안정성(60.00%)을 크게 고려한 반면 20대는 고객 혜택 등 각종 서비스(43.68%)를 중요한 척도로 따졌다.

금융회사 신뢰도는 은행권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명 중 884명이 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을 가장 신뢰한다고 응답했고, 이어 증권사 27명, 저축은행 24명, 상호협동조합 23명 등 순이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단순무작위추출 방식에 따라 전국 20대, 30대, 40대, 50대 이상 각 250명씩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2% 포인트, 응답률은 62.53%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