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드는 송도 부동산 시장… GCF 사무국 유치로 급반전
입력 2012-10-23 19:05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한때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인천 송도신도시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송도 유치가 확정된 덕분이다. 일부에서는 지나친 기대에 따른 ‘묻지마 투자’는 곤란하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GCF 사무국 송도 유치 이후 3일간 미분양 아파트로 남아 있던 포스코건설의 ‘그린워크 1·2차’와 ‘그린스퀘어’ 등 주상복합아파트 151가구의 계약이 체결됐다.
올 상반기 999가구가 분양돼 220여 가구가 미분양된 송도 아트윈푸르지오도 같은 기간 120건의 가계약이 체결됐으며, 이 가운데 60여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관계자는 “GCF가 입주할 아이타워에서 걸어서 5분 남짓 걸리는 접근성이 부각되면서 지난 주말 서울 등지에서 방문객이 몰렸다”며 “고객 반응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미분양의 상당수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매시장도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법원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22일 인천지법 경매5계에서 열린 송도 소재 한 아파트에 무려 18명의 입찰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가 3억6000만원의 이 아파트는 지난달 19일 처음 경매장에 나왔다가 유찰된 물건이다. 이 아파트는 GCF 사무국이 입주하는 송도 아이타워 동쪽으로 1.7㎞ 떨어져 있어 사무국 유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송도 부동산 경매시장의 분위기는 GCF 유치가 확정되기 전부터 이미 달아올랐다. 송도 소재 아파트 경매물건의 월별 낙찰가율은 10월(22일 현재) 78.75%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송도 부동산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침체에 빠져 9월말 현재 1448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송도는 전체 아파트 공급물량이 9만3000가구에 이르며 이미 3만3000가구가 공급됐다.
또 다음 달 포스코건설의 송도 더샵마스터뷰 1861가구가 공급되는 등 앞으로도 줄줄이 분양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과열 징후도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GCF 사무국 입주로 창출될 경제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런 호재가 실제 수익으로 바뀌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며 “무리한 대출로 과열 경쟁을 벌이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