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TV토론… 중국관계·영사관 피습·일자리 ‘팩트 체크’로 본 발언 진실

입력 2012-10-23 18:44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세 차례 TV토론이 22일(현지시간)로 모두 끝났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밋 롬니 후보의 토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했다. 두 후보와 정당의 차이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오바마는 토론 도중 “철학이 다르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미국 언론은 토론을 중계하면서 후보들의 발언이 사실과 부합하는지 검증하는 ‘팩트 체크’를 한다. 거짓말이나 착각으로 쟁점을 피해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셈이다.

◇중국=롬니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오바마의 공약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배후에서 중국을 압박, 위안화 환율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도록 한 것은 환율조작국 지정보다 더 효과적이었다고 평가받는다.

오바마는 중국 수출액을 2배 늘리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지만, 실제 수출액은 4년 전 890억 달러에서 지난해 1030억 달러로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리비아 폭탄 테러=지난달 11일 리비아 벵가지에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가 사망한 사건을 두고 롬니는 “대통령이 14일이나 지난 뒤에야 테러 공격이라고 밝혔다”며 미온적인 대처를 질타했다. 오바마는 “바로 다음 날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했다”며 롬니가 틀렸다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가 사건 직후 이를 ‘테러 행위’라고 표현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적인 묘사였다”며 “실제 조직적인 테러라고 파악한 것은 2주일 뒤”라고 지적했다.

◇일자리=지난 4년간 제조업 분야에선 일자리가 50만개 줄었고 전체적으로 실직자도 더 늘었다고 롬니가 비판하자, 오바마는 5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오바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중에 대통령이 됐다. 임기 첫해에만 실직자가 432만명 늘었다. 그러나 이후 3년 동안 426만명이 일자리를 구했다. 인구 증가를 감안하면 실직자는 늘어난 셈이지만, 취임 2년째부터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둘 다 맞았다. 롬니는 오바마 취임 첫해의 높은 실업률이 전임 공화당 정권의 책임이 크단 점을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