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정력제 45억원어치 판 일당 검거… 중국서 1정당 117원에 들여와 100배 이상 차익

입력 2012-10-23 22:23

부작용이 있는 불법 한방정력제를 허가받은 정식 제품인 것처럼 속여 45억원어치를 판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인 타다라필과 실데나필 등을 중국에서 불법으로 사들여 15억원 상당의 정력제를 제조·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김모(44)씨와 중국인 오모(52)씨 등 2명을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특사경은 중국에서 1정당 117원에 들여온 정력제를 1만2000원에 팔아 30억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또 다른 오모(50)씨도 구속했다.

김씨는 집 지하실에서 직접 먹어보고 효과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성분을 혼합해 정력제를 만들었다. 중국인 도·소매업자 오씨 등은 김씨의 제품을 납품받아 ‘홍기천’ ‘명품활력정’ ‘홍삼활력정골드’ ‘파워큐’ 등으로 이름과 포장만 바꿔 차례대로 팔았다.

이들은 제품 겉면에 들어가는 회사명과 제품 표시사항을 모두 허위로 기재하고 제품 품목 허가서, 시험성적서, 거래명세서 등도 위조했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명과 대포통장을 쓰고 서로 대포폰과 이메일,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서만 연락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또 다른 오씨는 오피스텔에 컴퓨터 5대를 설치해 두고 중국 서버의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에서 불법 수입한 가짜 정력제 ‘웅기단’과 ‘한웅단’ 30억원어치를 판 혐의다.

오씨는 홈페이지에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광고했고, 파워블로거들에게 돈을 주고 홍보를 부탁하기도 했다. 또 허위 광고에 유명 경제지의 인증마크를 사용하고 한 종합일간지 홈페이지에 보도자료 형태로 홍보 기사를 내 구매자들을 안심시켰다.

특사경에 따르면 이들이 판 제품을 복용하고 부작용에 시달린 피해자는 현재 전국에서 46명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심한 두통과 발기 지속, 얼굴 홍조, 근육통, 두드러기, 불면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

박중규 시 특별사법경찰과장은 “발기부전 치료제는 전문 의약품으로 인터넷에서 불법 유통되는 제품은 성분과 함량을 믿을 수 없다”면서 “구매를 원하는 이는 반드시 의사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